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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다채로운 배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이봉련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에서 산부인과 교수 서정민 역으로 완벽히 분해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을 이뤄냈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진행된 종영 인터뷰에서 이봉련은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며 "배우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계속 들여다보며 그 시절을 되새기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철저한 캐릭터 준비 과정을 거쳤다. 직접 병원에 찾아가 의사들의 말투, 걸음걸이, 분위기까지 체득하며 서정민을 구축했다. 팀과 상의 끝에 착용하게 된 안경은 그에게 큰 몰입감을 선사했고, 시청자들은 "진짜 의사 같다", "어느 병원에 계시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봉련은 "과거 맡았던 간호사 배역이 의대를 간 설정을 만들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특별출연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주역들과의 호흡은 그에게도 설레는 순간이었다. 그는 "정경호, 김대명, 조정석, 전미도 배우와 친구처럼 호흡했는데 이미 완성된 캐릭터들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계관 안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정경호와는 '일타스캔들' 이후 재회라 더욱 반가웠다고.
서정민 교수라면 오이영(고윤정)과 구도원(정준원)의 비밀 연애를 눈치챘을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 현실에서도 직장에서 연애하는 경우 많지 않나. 나 역시 배우와 결혼했다"며 웃었다.
이봉련의 남편은 배우 이규회다. 그는 "연극 무대에서 만났고 처음엔 저를 좋아하는지도 몰랐다. 주변에서 자꾸 밀어줘 연애가 시작됐다"고 고백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같은 회차에 출연한 일화에 대해서는 "같은 회차에 나온 줄 몰랐는데 보니까 있더라. 역할이 숭늉을 찾는 장면이었는데 너무 꼴 보기 싫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곧 "저는 여전히 새롭고 설레는 중이다. 현장에서 함께하는 건 피하고 싶지만, 늘 응원하는 사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함께한 후배 배우들과의 호흡도 큰 자극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고윤정 배우는 정말 오이영 같았다. NG도 없고 집중력도 대단했다. 어린 간호사 역 배우들도 실제 병원에서 일하는 듯한 침착함이 있었다. 후배들에게서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이봉련은 서정민이라는 인물을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좋은 선생님들의 조합"이라며 "이 인물은 분노를 폭발시키기보다 지금 눈앞의 상황을 해결하려는 명료함이 배울 점이자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봉련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첫 작품 이후 두 번째 작품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20년이 흘렀다. 제 자신이 기특하고 앞으로도 잘 걸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그리고 '언슬전'은 "힘들거나 자신감이 떨어질 때 꺼내볼 수 있는 인생작"이라며 "시즌 2가 있다면 꼭 다시 함께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언슬전'은 지난 18일 종영했으며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가구 시청률 8.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