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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취재진에게 제공된 '오징어 게임3'의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는 아마도 죽음 속에서도 새 생명은 피어난다는 것일 터. 이미 시즌2에서 예고가 됐듯이 준희(조유리)가 게임장 내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이 아이를 성기훈(이정재)가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담기면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특히 아이의 아빠인 명기(임시완) 역시 자신의 아이임을 밝히지 못한 상태로 내적인 갈등을 겪는 인물로 그려지는 등 '오징어 게임3'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든 화제가 '아이'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일반적인 상황에서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등장인물들의 선택도 등장한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금자(강애심)가 자신의 아들 용식(양동근)을 찌르는 모습 등은 당황스럽다. 냉철한 인물로 그려지던 준호(위하준)가 망망대해를 여러 날 헤매고 있는 의문의 박선장(오달수)를 향한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면서 최이사(전석호)의 의혹 제기까지 듣지 않는 모습은 답답함을 유발한다. 심지어 노을(박규영)은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가며 경석(이진욱)을 살리고자 하는데, 관계성이 깊지 않은 인물을 위해 희생을 해나가는 점도 이해하기 어려울 만 하다. 여기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모두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만 행동한다는 점도 아쉬운 포인트다. 여성의 활용 방향을 '모성애'에 국한시킨 점은 '오징어 게임3'의 아쉬운 포인트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이야기를 담기 위해 게임의 속도감은 다소 떨어지게 된다. 그동안은 게임을 회차별로 진행하면서 탈락자가 실시간으로 생겨나는 것이 재미였다면, 시즌3에서는 이들의 서사를 모으고 다시 풀어내는 데에 집중했다. 아이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시점이 다소 흐려지는 지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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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양한 연기톤의 향연 속에서 중심을 지킨 이들도 있기는 하다. 프론트맨인 이병헌은 시즌2에 이어 시즌3까지도 극을 쥐락펴락하며 복잡한 심경을 표현해냈고, 임시완 역시 마지막 대결 속에서 아이를 향한 부성애와 살기 위한 생존본능 사이에서 치열하게 다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폭발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고, 한국에서의 시즌3를 마무리하고 이제는 외국으로 무대를 옮기게 된다. 시즌3의 마지막 부분에는 많은 이들이 놀랄 만한 세계적 배우가 등장, 게임이 지속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하는 바. 한국이 탄생시킨 대작 '오징어 게임'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