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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마냥 슬프지 않아"…알콜중독자 한예리X류머티즘 환자 김설진의 '봄밤' (종합)

안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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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3 16:38 | 최종수정 2025-07-03 16:46


사진 제공=시네마 달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한예리와 김설진이 영화 '봄밤'으로 애달픈 멜로를 선보인다.

영화 '봄밤' 언론·배급 시사회가 3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한예리, 김설진, 강미자 감독이 참석했다.

9일 개봉하는 '봄밤'은 상처를 안고 폐허를 살아가는 영경과 수환이 죽음을 마주하며 펼치는 처참하고도 애처로운 사랑을 담아낸 시적 드라마로, 강미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봄밤'은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죽음과 사랑의 경계에서 서로를 응시하는 두 인물의 감정을 시적으로 풀어냈다. 연출을 맡은 강 감독은 "이 영화에서는 연기가 정말 중요하다. 제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났을 때 두 분의 연기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했다"며 "당시 관객들이 김설진의 몸짓에 감탄했고, 한예리를 보고는 '더 그레이트 한예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 두 배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강 감독은 "큰 스크린으로 볼 때마다 저는 여자라 그런지, 제 감정이 영경으로부터 출발하는 느낌을 받았다. 주로 영경만 보면서 촬영했고, 영화를 보니 수환이 영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연기했는지 잘 보이더라"고 말했다.


[SC현장] "마냥 슬프지 않아"…알콜중독자 한예리X류머티즘 환자 김설진…
사진 제공=시네마 달
한예리는 극 중 알코올중독으로 무너져가는 영경 역을 맡았다. 그는 "삶이 쉬운 캐릭터는 아니어서 노인처럼 구부정한 자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걷는 자세도 꼿꼿하게 걷지 못할 거라고 짐작했다. 또 술에 취하면 힘을 주체할 수 없고, 몸도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설진을 직접 섭외했다는 한예리는 "오빠가 출연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쉬운 연기도 아니고, 체중도 많이 감량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당시 오빠가 드라마 촬영을 병행하고 있어서 '가능한 일일까' 걱정도 됐다. 저희가 의상이나 분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배우 스스로 역할을 책임져야 했다"고 노고를 인정했다.


[SC현장] "마냥 슬프지 않아"…알콜중독자 한예리X류머티즘 환자 김설진…
사진 제공=시네마 달
김설진은 희귀난치성질환인 류머티즘 환자 수환을 연기했다. 한예리와의 첫 만남을 떠올린 그는 "2003년 전통예술원에서 처음 만났는데, 한예리는 한국무용과에 재학 중이었고, 저는 창작무용과에 있었다. 한예리가 자꾸 저희 과에 청강을 들으러 오더라. 다른 친구 작품에서 둘이 무용수로 만났다. 한예리가 춤을 잘 추는 걸 알고 있었는데, 해외에 갔다가 한국에 오니 배우가 되어 있어서 놀랐다. 서로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영화까지 함께 하게 된 것 보면 정말 신기하다. 촬영하는 동안 '영경에게 어떤 걸 해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고,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한예리는 영화 개붕을 앞두고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수환과 열렬히 사랑했고, 끊임없이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오빠한테도 대본을 전달하면서 '대단한 멜로를 봤다'고 말했다. 오늘 오전에 '슈퍼맨' 시사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기분 좋게 보시고 나와서, 저희 영화를 마냥 고통스럽게만 보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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