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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저런글] 보람찬 독서를 위해 보람줄로 보람합니다

기사입력 2025-07-07 08:09

[2001년 당시 문화관광부 편찬]


한 일에 대해 돌아오는 좋은 결과나 그 일에 대한 만족감이 [보람]입니다. '이번 시험에 합격했다니, 그동안 밤을 새우며 공부한 보람이 있구나' 합니다. 보람되다, 보람차다를 활용하여 보람된 일 / 보람찬 하루 / 보람차게 시간을 보냈다, 하기도 하고요.

이 뜻 말고도 보람은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기 위해 표(시)를 해 둠. 또는 그런 표적'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읽던 곳을 표시하거나 특정한 곳을 찾기 편하게 책갈피에 끼울 수 있도록 책에 달아놓은 줄이 그래서 [보람줄]입니다. 물건 따위에 그 물건의 재질, 크기, 가격 따위를 적어서 달아 놓은 표는 [보람표]이고요. 사전 올림말에는 없지만 모토, 슬로건, 표어, 강령, 구호 따위의 순화어로 [보람말]을 제시하는 사례도 발견됩니다. 보람은 '약간 드러나 보이는 표적'이라는 뜻도 있어서 '아무리 노력해도 보람이 뵈지 않았다' 하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보(視. 볼 시)에 접사 -람이 붙어서 된 말이 보람이라는 견해에 눈길이 갑니다. 본래 어떤 물건을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기 위한 흔적 또는 표식을 의미했다는 어원 풀이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이 외려 '표적이나 표식'이라는 원뜻에서 파생된 결과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물을 일컫는 명사가 떠오르지 않아서 말하고 글 쓸 때 불편을 겪습니다. 앞으로는 '그거 있잖아 왜. 두꺼운 책에 보면 책장들 사이에 달린 끈 말이야. 그 책끈' 하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그 책끈을 [보람줄]이라고 한다고요. 보람줄이 있다면 보람줄로, 없다면 갈피표(서표)로 잘 보람하면서 보람찬 독서를 매일같이 이어갑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2001년 당시 문화관광부 편찬,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3. 네이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4. 두산동아 사전편찬실, 『동아 새국어사전』, 두산동아, 1998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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