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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미친 존재감이다. 대사 한 줄 , 단 한 장면 만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빼앗은 압도적인 연기력을 가진 신스틸러들이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를 정복하려고 나선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시리즈 축제인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 Dragon Series Awards, 이하 BSA)가 18일 오후 8시 30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된다. 등장만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압도적으로 장악하는 연기 장인들이 청룡시리즈어워즈에 집결, 조연상을 두고 아름다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먼저 '하이퍼 나이프'의 박병은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정세옥(박은빈)의 실력을 누구보다 아까워하는 마취과 의사 한현호로 등장했다. 정세옥의 깊은 신뢰를 받고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역할을 깔끔하게 소화해냈다는 평이다. 악역 뿐만 아니라 선역 역시 제대로 그려낼 수 있는 배우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남우조연상 후보 단골 손님 '악연'의 이광수도 올해 BSA 유력한 후보다. 성공한 한의사지만 한밤중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지고, 이를 덮기 위한 '은폐의 악연'을 얻게 된 한상훈 역을 맡았다. 광기어린 열연으로 불안함과 두려움으로 흔들리는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최대훈은 '폭싹 속았수다'의 최대 수확으로 꼽힌다. 메인 빌런이 없는 '착한'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악역을 맡아 "학 씨"라는 대사를 유행어로 만들며 임팩트를 남겼다. 애순(아이유)과 선을 볼 때는 단순히 나쁜 돌싱남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연 배우들과 대척점에 서서도 밉지 않은 열연을 펼쳐 보는 이들을 감동시켰다.
이준영은 '약한영웅 class2'에서 금성제 역을 맡아 존재감을 과시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자 나백진(배나라)과 가장 가까워 보이는 캐릭터로, 연합에 소속된 각 학교의 일진들을 관리하는 인물이다. 이준영은 심리적 불안감을 눈빛에 그대로 담아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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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의 공승연은 이광수와 파트너로 합을 맞추며 최고의 호흡을 보여줬다. 특히 말미 극의 메인 빌런이자 모든 사건의 주범임이 밝혀질 때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젊은 배우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등장인물들과 케미스트리를 선보여 말 그대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가족계획'의 김국희는 겉으로는 동네 부유한 아줌마처럼 보이지만 악마적 속성과 속물적 근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금수열망교회 집사 오길자 역을 맡았다. 장노원(곽자형)과의 부부관계나 조해팔(유승목)과의 관계가 다소 난해한데다 윤명환(남윤호)과의 베드신까지 소화해야하는 복잡한 캐릭터였음에도 능수능란한 연기력으로 완벽히 소화해냈다.
매해 후보에 오르는 염혜란도 '폭싹 속았수다'로 이름을 올렸다. 염혜란의 전광례는 마치 실제 제주도의 억척스런 해녀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의 연기를 보고 울지 않은 이가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고 평가받는다.
'유어 아너'에서 정은채는 권력자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우원지검 열혈검사이자 한번 물면 놓지 않는 근성을 가진 인물 강소영 역을 맡았다. 5회부터 등장하는 캐릭터지만 그의 연기는 강렬했다. 특히 '정년이' 촬영과 겹쳐 숏커트로 등장하면서 마초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캐릭터성을 더우 배가시켰다는 평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깊은 잔상을 남겼다.
'경성 크리처2'의 수현은 악역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실제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하지만 이번에는 일본인 캐릭터 마에다 유키코를 맡아 글로벌 배우임을 확인시켰다.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와 단단한 모습이 마에다를 더욱 임팩트 있는 빌런으로 만들어내 시청자를 현혹 시켰고 비참한 죽음을 맞는 장면까지 아쉬울 정도로 그의 연기를 더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