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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혐오 시설로 손가락질받는 쓰레기 소각장 신세였지만 문화재생이라는 화려한 변신을 통해 현재는 지역사회에 예술적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 혐오시설 취급받던 소각장…철거 위기에서 극적 생환
부천아트벙커는 1990년대 '다이옥신 파동'으로 악명을 떨친 삼정동 소각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1995년 문을 연 삼정동 소각장은 불과 2년 만인 1997년 환경부 조사 때 기준치의 20배에 이르는 다이옥신이 검출되면서 가동을 중단했다가 다이옥신 저감 설비 공사 후 이듬해 재가동했다.
그러나 시민의 불신은 커져만 갔고 결국 대장동 자원순환센터로 기능이 이관되며 삼정동 소각장은 2010년 가동을 중단했다.
소각장은 철거 후 공원 조성을 원했던 시민 여론에 따라 해체 운명에 놓였다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 소각장 구조 유지하면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부천아트벙커는 2018년 6월 오정구 삼정동에서 지하 1층, 지상 6층, 건축면적 3천307㎡ 규모로 개관하며 새롭게 태어났다.
부천시는 폐소각장의 역사성을 보존하면서도 이곳을 새로운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쇄신한다는 원칙에 따라 사업을 추진했다.
부천아트벙커는 쓰레기의 반입과 저장, 소각, 처리 과정을 하나의 축으로 따라가는 동선에 맞게 공간을 배치했고, 이는 소각장의 과거와 문화공간으로서의 현재가 공존하는 효과를 낳았다.
부천아트벙커B39의 'B'는 부천(Bucheon), 쓰레기 저장고를 뜻하는 벙커(Bunker), 경계 없음(Borderless)의 영문 앞 글자에서 따왔고, '39'는 벙커의 높이 39m와 건물 앞을 가로지르는 39번 국도에서 착안했다.
◇ 부천아트벙커, 원도심 활성화와 문화산업 도약 견인차
부천아트벙커는 소각장의 구조를 원형 그대로 남겨놓은 독특한 내부 구조 덕분에 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설치 미술, 디지털·미디어 아트, 회화, 드로잉, 조각 등 장르의 구분을 넘나드는 전시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 BTS 패션 화보, 영화 '승리호'와 '길복순', 음악 예능 '비긴 어게인' 등의 촬영 장소로 활용되는 등 콘텐츠 촬영지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부천아트벙커는 전시 공연 기능뿐 아니라 주민 커뮤니티 공간 제공, 지역 예술가 양성, 어린이 예술 교육의 기능도 작동하며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아트벙커는 부천이 지닌 창의성과 역동성을 잘 보여주는 혁신의 상징"이라며 "원도심 활성화와 문화산업 도약을 연쇄적으로 이끄는 새로운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벙커는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하고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다.
inyo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