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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일반 관람이 지난 1일부터 이재명 대통령 집무실 복귀 준비로 중단됐다.
'권력의 중심지'로 여겨졌던 청와대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전면 개방되며 3년 2개월간(1천179일) 총 852만130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다녀갔다. 청와대 개방은 용산 시대를 약속한 윤 전 대통령 공약에 따라 이뤄졌지만, 집무실 용산 이전과 관련한 정치적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보름 만인 같은 달 25일에는 청와대 관저와 본관 내부까지 공개됐다. 대통령의 침실, 거실, 접견실 등 관람객은 그동안 상상만 했던 공간과 마주했다. 청와대 본관 내부도 충무실, 인왕실, 무궁화실, 세종실, 대통령 집무실 등 주요 공간을 볼 수 있었다.
금단의 영역이었던 청와대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개방 한달 누적 관람객은 77만명, 2023년 5월 개방 1주년 누적 관람객은 342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500만명, 올해 3월 700만명을 넘어섰다. 외국인 누적 관람객은 3월 기준 80만명이었다.
6·25 유엔군 참전용사와 잼버리에 참가한 세계 스카우트 대원 등이 관람했고, 이승만·박정희·노태우·김영삼·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 가족이 함께 이곳을 찾았다.
개방 초기 청와대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각계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왔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 자연, 역사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 조성 계획을 마련하고 여러 공간을 활용한 공연, 전시 등을 열었다.
2023년 6월 역대 대통령들의 소품을 중심으로 꾸민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 기획전이 눈길을 끌었다. 전시에는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들이 각각 도슨트로 나서 아버지와 함께한 청와대 이야기를 들려주며 관람객과 직접 소통했다.
정상외교 기록을 담은 특별전과 장애인문화예술축제를 비롯해 클래식과 국악, K-팝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진행됐다.
청와대 권역 내 고려·조선 시대 유물 조각이 발견되면서 문화재 정밀 조사 필요성도 제기됐다. 일각에선 영빈관, 상춘재 등이 대통령실의 행사 장소로 계속 쓰이는 것을 두고 개방 실효성 논란도 불거졌다. "단순한 개방이 아닌 역사·문화적 가치에 기반한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왔다.
2023년 12월 뒤늦게 청와대 관리·운영을 위한 청와대재단이 설립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까지 일정 수준이던 청와대 관람객은 올해 6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을 전후로 급증했다. 월 10만명대 수준이던 관람객 수는 4월 26만1천여명, 5월 42만7천여명으로 훌쩍 증가했다. 이재명 정부가 청와대 복귀 방침을 공식화한 6월에는 50만9천800여명이 청와대를 찾았다. 집무실 이전 전 관람 '막차'를 타기 위해 시민들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됐다.
일반 관람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청와대를 찾은 한 방문객은 "광주에서 두 자녀와 함께 왔다"며 "아이들에게 청와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해 무더위에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집무실 이전을 위한 보안점검과 일부 시설의 개보수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청와대 일부라도 개방해 관람을 재개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hyu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