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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염정아가 다시 새로운 행복을 꿈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지안이 청해에서 가장 먼저 만난 이는 뜻밖에도 첫사랑 류정석이었다. 그에게 반했던 첫 만남을 재현이라도 한 듯, 그 시절 소년과 소녀에서 중년의 어른이 된 이들의 재회는 설렘과 낭만이 가득했다. 비록 류정석은 무심한 듯 퉁명스럽게 선을 그었지만, 이지안이 잡으러 왔다는 딸이 자신의 집 앞 마당 캠핑카에 머물고 있는 이효리라는 사실이 웃기고도 신기했다.
그러나 정작 이효리는 이지안을 외면했다. 그는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다른 인생을 살기 위해서 혼자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이지안이 "엄마는? 네가 살아야 할 이유에 엄마는 없어?"라고 묻자, 이효리는 "미안한데 내가 지금 엄마까지 챙길 힘이 없다. 내 생각만 하기에도 벅차. 그러니까 엄마는 엄마가 챙겨"라면서 매정하게 돌아섰다. 빗속에서 점점 멀어지는 모녀의 거리감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지안과 이효리는 류정석의 초대로 함께 식사 자리를 갖게 됐다. 두 사람은 평화로운 분위기를 되찾는가 했지만, 이지안이 대화 도중 '미혼모'라는 사실을 밝히자 이효리는 또다시 불편한 내색을 하며 자리를 피했다. 이효리는 예전부터 그런 엄마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지안에게도 나름의 사정은 있었다.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기를 선택했던 그가 남들의 눈치와 수군거림에 상처받지 않으려는 방법이었다. 그 방법이 딸을 힘들게 할 줄은 미처 몰랐던 것.
모녀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가운데, 김선영에게서 예기치 못한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3000만원을 갚지 않고 사라진 황 반장이 어머니의 팔순을 맞아 청해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효리는 이지안을 이끌고 황 반장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허름한 집과 어린 네 남매, 그리고 황 반장과 노모의 모습에 차마 입을 뗄 수 없었다. 대신 이지안은 황 반장에게 "기적이 별 건가. 우리같이 빽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사람들이 호구 소리 들을지언정, 잠시라도 서로 살게 해주는 거. 그게 기적이지"라며, 지금 자신이 빌려준 기적을 언젠가 돌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그날 밤, "사는 게 이렇게 대책 없이 깜깜한 건 반칙 아닌가요"라며 하늘을 향해 원망하듯 혼잣말을 내뱉던 이지안은 황 반장에게서 받은 부동산 등기를 펼쳤다. 그 순간 이효리가 했던 말들이 이지안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류정석과 함께 주소를 따라서 간 그곳에는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집이 있었다. 하지만 '귀신의 집'이라며 기겁하는 류정석과 달리, "효리네 집"을 외치는 이지안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반짝이고 있었다. '천장도 높고, 계단도 있고, 정원도 있는' 딸의 드림 하우스를, 그곳에서 환하게 웃는 이효리를 떠올리는 이지안의 가슴 벅찬 표정이 뭉클한 여운을 안겼다.
이날 방송된 '첫, 사랑을 위하여' 2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3.8% 최고 4.5%, 전국 가구 기준 평균 3.5% 최고 4.3%로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