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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흰자 보인 임윤아 열고, 무해한 안보현으로 닫은 맵단 '악마가 이사왔다'(종합)

최종수정 2025-08-07 07:30

[SC리뷰] 흰자 보인 임윤아 열고, 무해한 안보현으로 닫은 맵단 '악마…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흰자를 보이며 폭주하는 임윤아의 맵싹함에 깜짝 놀랐다가 세상 무해한 안보현의 따뜻함에 녹아내리는 '악마가 이사왔다'가 베일을 벗었다.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여자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의 영혼 탈탈 털리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이상근 감독, 외유내강 제작)가 지난 6일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올여름 텐트폴 영화는 총 3편이었다. 그중 액션 판타지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김병우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은 지난달 23일, 휴먼 코미디 영화 '좀비딸'(필감성 감독, 스튜디오N 제작)은 30일 개봉하며 관객을 찾았다. 그리고 '악마가 이사왔다'가 텐트폴 마지막 주자로 레이스에 참전하면서 여름 극장가 열기를 최고조로 올리게 됐다.


[SC리뷰] 흰자 보인 임윤아 열고, 무해한 안보현으로 닫은 맵단 '악마…

[SC리뷰] 흰자 보인 임윤아 열고, 무해한 안보현으로 닫은 맵단 '악마…
코미디의 외피를 썼지만 그 속은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가득찬 '악마가 이사왔다'의 이야기는 이렇다. 착하고 순한 천성을 가진 길구(안보현)가 직장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듯 퇴사한 후 무미건조한 집콕 생활을 이어가다 아랫집에 이사 온 천사 같은 비주얼의 파티시에 선지(임윤아)에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청년 백수'라는 신분에 맞게 당장은 선지보다 친구가 사주는 감자탕 속 들깻가루 정량에 더 목숨을 건 길구다.

이러한 길구는 오랜만의 외식에 얼큰하게 취해 집으로 돌아가던 중 엘리베이터에서 첫눈에 반한 선지를 만나는데, 낮에 마주쳤던 청순하고 단아한 그 파티시에 선지가 아니다. 괄괄한 웃음소리를 내지르며 다짜고짜 길구의 멱살을 잡아채는 기괴한 선지를 마주한 것. '낮저밤이' 그 자체인 선지의 정체에 무한한 호기심이 생긴 길구는 새벽만 되면 악마가 깨어나는 선지의 비밀을 알게 되고 결국 그의 보호자 역할까지 떠맡으면서 수난 시대를 맞게 된다.

선지의 몸에서 악마를 쫓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길구의 눈물겨운 사투에 웃음이 터지고 한(恨) 서린 악마의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하는 길구의 마음 씀씀이가 감동적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떠들썩한 잔칫상을 차린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소박하지만 따뜻한 백반 정식과 같은 미덕이 있는 여름 영화다.


[SC리뷰] 흰자 보인 임윤아 열고, 무해한 안보현으로 닫은 맵단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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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이사왔다'는 2019년 여름, 뻔하지 않은 재난 탈출 블록버스터 '엑시트'를 연출해 942만 관객을 동원한 혜성 같은 신예 이상근 감독이 선보인 두 번째 연출작이다. '엑시트' 당시 따뜻한 코미디로 전 세대 관객을 사로잡은 이상근 감독 특유의 따뜻한 성정이 '악마가 이사왔다'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새벽이 되면 악마로 변하는 선지의 만화 같은 설정도 이상근 감독 특유의 코미디 감각과 감성 덕분에 충분히 용서가 된다.

무엇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임윤아의 하드캐리한 변신이 멱살을 잡고 이끈다. '엑시트'를 통해 이상근 감독과 호흡을 맞춘 임윤아는 이번엔 예쁜 비주얼을 신경 쓰지 않고 거침없이 망가지는 극한(?) 도전에 나섰다. 마치 1인 2역과 같이 전혀 다른 성격의 선지와 악마를 연기해야 했던 임윤아는 악마의 표독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 톤부터 걸걸한 웃음소리까지 차별화를 두며 복합적인 캐릭터를 자신만의 매력으로 완벽히 소화했다. 흰자를 보이며 광기를 표출하는 임윤아는 희귀템 중 희귀템으로 강렬한 재미를 선사한다.


[SC리뷰] 흰자 보인 임윤아 열고, 무해한 안보현으로 닫은 맵단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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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아 못지않게 극한 도전에 나선 안보현도 여성 관객의 심장을 정통할 허당 매력으로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대문짝 같은 덩치 비주얼과 어울리지 않는 멍뭉미 폭발하는 순진 무해한 매력으로 임윤아와 다른 꿀잼을 선사한다. 강렬한 인상의 '센캐' 전문이었던 안보현의 신선한 재발견이다.

매웠다가 달달한 맵단한 '악마가 이사왔다'는 앞선 '전지적 독자 시점' '좀비딸'과 차별화된 재미로 여름 극장 쌍끌이 흥행에 불을 지필 예정이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지긋지긋한 무더위를 날릴 '악마가 이사왔다'가 탄력받은 극장가에 시원한 흥행 부스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SC리뷰] 흰자 보인 임윤아 열고, 무해한 안보현으로 닫은 맵단 '악마…
'악마가 이사왔다'는 임윤아, 안보현, 성동일, 주현영 등이 출연했고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3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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