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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박찬욱 감독이 미국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 WGA)에서 제명돼 충격을 안겼다.
무엇보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이 2022년 개봉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후 선보이는 작품이자, 2018년 방영된 BBC 시리즈 '리틀 드러머 걸'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한 글로벌 시리즈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박찬욱 감독은 '동조자'의 공동 쇼러너(co-showrunner)이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은 물론 제작, 각본, 연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해 호평을 받았다.
'동조자'를 통해 국내를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감독으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낸 박찬욱 감독이지만 예상치 못한 WGA의 제명 소식으로 할리우드 활동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WGA는 2023년 5월부터 9월까지 148일간 스트리밍 시대에 맞는 임금 인상 등 보수체계 개편,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한 파업을 벌이면서 이 기간 미국의 모든 시리즈, 영화가 제작이 지연되거나 방영이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유니버설과 넷플릭스 등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으로부터 기본급과 스트리밍 재상영 분배금 인상,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작가 권리 보호책 등에 합의하며 파업이 중단, 다시 작품 활동이 재가동됐다.
앞서 WGA는 2023년 작가 파업 중 각종 규정 위반 혐의로 7명의 작가를 징계했다고 밝혀 전 세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중 4명은 이의 제기 과정에서 이름이 공개됐고 3명은 이번 성명 발표 전까지 신원이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그 중 한 명이 박찬욱 감독으로 밝혀졌다. 박찬욱 감독과 돈 맥켈러는 이번 WGA 제명 결정에 항소하지 않았다.
문제는 WGA에서 제명되면, WGA와 단체협약을 맺은 대형 제작사의 프로젝트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는 것. 뿐만 아니라 WGA가 보장하는 최저 임금 및 수익 분배, 복지 혜택 등 해택도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없게 되는 상황. 할리우드에서 봉준호 감독과 함께 1순위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박찬욱 감독이 WGA의 제명으로 할리우드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