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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백번의 추억'김다미와 신예은의 매력에 반한다.
그런 영례에게 찾아온 첫 번째 운명은 청아운수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입 안내양 서종희(신예은)였다. 영례는 지각 위기에 몰린 여학생을 태워주느라 정작 자신은 버스를 놓쳤고, 종희는 창문밖으로 스카프를 흔들어 버스를 세웠다. 그리고는 고마움을 전하는 영례에게 초면부터 "나중에 얹어서 갚아"라는 반말로 "와, 작살이다"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두 사람은 기숙사의 같은 방을 쓰게 됐다. 그리고 절대 권력자 권해자(이민지)의 기선 제압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종희에게 영례는 반했다.
그러다 뜻밖의 사건이 터졌다. 해자의 심부름으로 종희가 사온 분식을 먹은 안내양들이 줄줄이 설사병에 걸린 것. 모두의 의심이 종희에게 쏠린 순간, 진실을 밝힌 건 영례였다. 배탈 난 숙자(이다빛나)가 세면실에서 몰래 크림빵을 먹은 흔적을 발견했고, 수상한 그녀의 가방에서 변비약을 찾아낸 것. 영례가 끝까지 발뺌하는 그녀 대신 직접 약까지 삼켜 진실을 증명한 덕분에 종희는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그 사이, 영례에게 두 번째, 더욱 극적인 운명이 나타났다. 무임 승차 학생을 쫓다, 멱살이 잡히고 각목으로 위협까지 받게 된 순간, 갑자기 나타난 한 남자가 영례를 구해준 것. 그는 단숨에 상대를 제압하고 요금까지 받아냈고, 다친 영례의 손에 수건을 감싸줬다. 마치 설명할 수 없는 영례의 떨림을 대변하듯 팝송 '클로즈 투 유(Close to You)'가 흘렀다. 영례가 첫눈에 반한, 그녀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 운명적 첫사랑, 한재필(허남준)의 등장이었다.
동인백화점 사장의 아들로 멋진 외모에 인기까지 갖춰, 재수 없는 '백마 탄 왕자새끼'라 불리는 재필은, 사실 권위적인 아버지 한기복(윤제문)과의 갈등, 그리고 어머니를 지키지 못했다는 상처를 안고 있었다. 복싱은 그 분노와 청춘의 혼란을 풀어내는 탈출구였다. 그러다 주먹으로 시비가 붙어 싸움에 휘말리면서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됐다. 달아나다 숨어든 곳은 휴차 날 영례와 종희가 찾은 극장. 머리에 피를 흘린 자신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지르려던 종희, 그리고 뒤이어 들어온 영례의 입을 자신도 모르게 틀어막았다.
그 순간 영례의 동공이 커졌다.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남자, 그리고 첫눈에 반했던 바로 그 소년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필의 의미심장한 내레이션이 흘렀다. "그 시절, 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목마름 끝에 너를 만났다"는 그의 시선 끝엔 영례와 종희가 있었다. 재필의 '너'는 과연 누구일지, 심장 박동수를 높이는 운명적 서사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한편, '백번의 추억' 1회 시청률은 수도권 3.5%, 전국 3.3%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2회는 14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