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 韓최초 토론토 경쟁 진출 '세계의 주인'…윤가은 감독이 담아낸 사랑의 의미(종합)

최종수정 2025-10-15 17:12

[SC현장] 韓최초 토론토 경쟁 진출 '세계의 주인'…윤가은 감독이 담아…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던 영화 '세계의 주인'이 마침내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 '세계의 주인' 언론·배급시사회가 15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서수빈, 장혜진과 윤가은 감독이 참석했다.

22일 개봉하는 '세계의 주인'은 인싸와 관종 사이, 속을 알 수 없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이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우리들',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세계의 주인'은 개봉 전부터 전 세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한국 영화 최초이자 유일하게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인 플랫폼 부문에 공식 초청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9회 핑야오국제영화제의 국제신인경쟁 부문에 해당하는 크라우칭 타이거스 부문, 제69회 BFI런던영화제 경쟁 부문, 제41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등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로부터 릴레이 초청을 받았다.

윤 감독은 영화의 영문 제목인 'The World of Love'에 대해 "한글 제목인 '세계의 주인'을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에 적합하다고 느꼈다. 근데 막상 제목을 영문으로 바꾸려고 하니, 한국어로 '주인'이라는 의미인 무언가를 소유한 사람, 실제 주인공의 이름으로 잘 번역이 안 되더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영화를 다 만들고 영제를 지었다. 영화 속 주인이는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친구이지만, 그걸 스스로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서 용감하게 잘 회복해 나가는 아이다. 여전히 사랑을 갈구하는 친구이고, 로맨틱한 사랑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사랑을 경험해 나간다. 영문 제목을 지을 때 주인이가 사랑의 세계를 끝도 없이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SC현장] 韓최초 토론토 경쟁 진출 '세계의 주인'…윤가은 감독이 담아…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서수빈은 '세계의 주인'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극 중 어디로 튈지 모르는 18세 여고생 주인 역을 맡은 그는 "감독님을 만나기 전부터 워낙 팬이었다. 감독님과 첫 미팅을 하기 전부터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에 기뻤다. 미팅은 소개팅처럼 총 세 번을 진행했다. 첫 만남에서는 감독님과 20분 동안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다음번에도 꼭 부른다고 하셔서 솔직히 좀 믿기지 않았는데, 당일에 바로 연락 주셔서 다음날 바로 2차 오디션을 봤다(웃음). 2차 오디션은 훌륭한 또래 배우들 열몇 명 정도 부르셔서 다 같이 연습실에 모여서 워크숍 훈련처럼 즉흥 연기를 했다. 그때 제가 막 잘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뭘 보여주려고 하든, 그거 보려고 하는 거 아니다'라고 하시더라. 그걸 듣고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임했다. 그다음 3차로 만나 뵙게 됐는데, 혜화에 있는 인도 커리집에서 두 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제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말씀 드렸고, 장소를 옮겨 카페에서도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 다음 만남에서 바로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고 지금도 꿈 속인 것 같다"고 감격을 표했다.


[SC현장] 韓최초 토론토 경쟁 진출 '세계의 주인'…윤가은 감독이 담아…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주인의 엄마 태선을 연기한 장혜진은 "감독님과 '우리들'로 인연을 맺었고, 개인적으로도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 사이다. 감독님은 제가 가장 연락을 많이 하는 지인이자 동료다. 서로에게 모든 걸 다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사실 윤 감독님이 신작 대본을 쓰고 있다는 걸 알았는데, 어떤 영화인지에 대해선 물어보지 않았다. 근데 감독님이 갑자기 대본을 보내주시더니 '마음에 들면 하지 않아도 되는데, 제 마음속 태선은 언니다'라고 하더라(웃음). 저도 감독님한테 '나보다 먼저 이 시나리오를 받은 배우가 있으면 섭섭하다'고 했다.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대체 주인이가 어떤 아이인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궁금해지더라. 또 감독님과 진작부터 인연을 맺어와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또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선 "최대한 태선이처럼 보이고 싶었고, 평상시의 모습들을 많이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연기가 아닌 것처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윤 감독은 "저는 정중하게 프러포즈를 보낸 거였는데 선배한테 압박이 됐는 줄 몰랐다"며 "대본을 쓸 때부터 제 머릿속에서 이미 선배가 캐스팅된 상태였다. 이렇게까지 말씀드리면, 부담스러울 것 같고 '언니는 월드클래스 배우이니까 거절하셔도 된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 본의 아니게 압박을 드리길 잘한 것 같다"고 뿌듯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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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마지막으로 윤 감독은 "세 대륙에서 영화를 공개했는데, 한국 관객 분들이 가장 무섭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가장 똑똑하고 영화적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이 자리에 서는 것이 무섭다. 기대도 했지만 좋은 질문과 이야기를 함께 나눠주셔서 감사드린다. 나중에 못 다한 이야기를 또 나누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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