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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ACT 영업 1팀 막내 권송희로 활약한 배우 하서윤이 종영을 맞아 캐릭터 연구 과정부터 선배들에 대한 존경, 현실 직장인들의 반응까지 솔직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회사는 한 번도 다녀본 적 없지만 시청자들로부터 "너무 내 얘기 같다"라는 반응을 끌어낸 비밀에는 주변 MZ 직장인 친구들, 실제 회사 MZ사원들, 그리고 선배 류승룡과의 호흡이 단단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탄탄한 원작과 제작진, 직장인 서사를 향한 애정은 작품 선택의 이유이자 연기 기준이 됐다. 그는 "이미 기존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있는 탄탄한 작품이었다. 존경하던 감독, 작가, 선배들과 함께해서 현장이 너무 행복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정말 멋있다고 느껴졌다. 지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길 바라는 응원을 꼭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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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송희 캐릭터의 패션과 헤어에도 섬세한 설정을 더했다. "김 부장 밑에 있을 때와 도 부장 밑에 있을 때 느낌을 다르게 가자고 감독님과 이야기했다. 김 부장 쪽일 때는 최대한 단정하고 조직적인 분위기, 도 부장 쪽일 때는 좀 더 캐주얼하고 자유로운 스타일로 나누고 싶었다. 컨셉 사진을 모아서 '이럴 때는 이런 머리와 옷이 어울릴 것 같다'고 제안했고, 그 고민이 잘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부장에 대한 시선은 시청자들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좋은 상사로만 보면 성과를 내기에는 도 부장 스타일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적인 면으로 보면 김 부장은 조금 더 느려도 좋은 어른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인사고과 장면에서 이유를 직접 설명해 주는 모습이 그런 인간적인 지점을 보여준다고 느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에는 "욕도 많이 했지만 결국 애증의 관계로 남을 것 같다. 뒤에서 욕하면서도 막상 눈앞에 두면 짠한 어른이 있다. 송희에게 김 부장은 그런 존재로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실 직장인 아버지의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준비할 때 아버지께 MG 사원이 실제로 헤드셋을 끼고 슬리퍼를 신고 다니느냐고 많이 물어봤다. 정말 있더라.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는 아버지 회사 분들이 제가 딸인 줄도 모르고 '김 부장은 너무 한다' '주말에 그거 봤냐'며 이야기하셨다고 하더라. 월요일마다 드라마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얼마나 자랑하고 싶었을까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아버지는 무엇보다 "작품이 우리 얘기 같다. 너무 좋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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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류승룡과의 호흡은 후배 배우로서 크게 남는 경험이었다. 같은 소속사라 평소 자주 마주쳤지만 작품으로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서윤은 "현장에서 어떻게 하시는지를 처음 보고 정말 놀랐다. 방송을 보고 선배님께 '정말 존경한다'고 연락을 드릴 정도였다. 극 전체를 꿰뚫고 이끌어야 하는 위치인데 현장에서 그걸 너무 잘 해주셨다. 분위기가 좋았던 것도 선배님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인사고과 씬을 앞두고는 부담이 컸다. "송희에게 너무 큰 사건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 이 장면으로 김 부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정해지니까 감정이 잘 안 올라오면 어쩌나 싶었다. 그런데 리허설 때 선배님 눈을 보는 순간 그냥 김 부장 감정이 올라오더라. 선배님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나는 눈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데, 선배님을 보며 '내가 잘 생각하고 있었구나' 다시 확인했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도 류승룡은 따뜻한 '현실 부장님'이기도 했다. 그는 "중요한 신이 나갈 때마다 '송희야 이 신 너무 좋다' '앞으로 훨훨 날았으면 좋겠다' '보석 같은 배우다'라는 문자를 보내주셨다. 수많은 후배들과 일하셨는데 그렇게 말해주시는 게 쉽지 않다. 정말 아껴주신다는 마음이 느껴져 감동이었다"고 했다. 촬영장 밖에서는 기사 링크까지 챙겨 보내며 응원을 건넸다고 덧붙였다.
영업 1팀 배우들과의 합은 드라마의 또 다른 힘이었다. 낯가림이 없는 편이라는 하서윤은 "팀이라는 구성원 자체가 처음이라 더 빨리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갔는데 다들 여동생처럼 챙겨주며 장난을 많이 쳐줬다. 그 티키타카 에너지가 그대로 화면에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이 애드리브를 적극적으로 허용한 것도 팀 호흡을 살렸다. "부장님이 정 대리 가방을 보고 '얼마냐'고 물을 때 '250만원입니다'라고 툭 던지는 대사가 원래는 내 대사가 아니었다. 리딩 때 한 번 해봤는데 선배들이 너무 좋아해 주셔서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그대로 살게 됐다. 유튜버 사건 때 통화 장면도 대부분 애드리브였다"고 귀띔했다.
선배들에게서 배운 건 연기 기술만이 아니었다. 그는 "신 하나하나를 만드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보는 관점이 정말 광범위하다는 걸 느꼈다. 어떻게 이런 생각으로 한 장면을 만드는지, 인물을 얼마나 소중하게 아끼는지 자세를 보며 공부가 많이 됐다. 그룹 리딩이 거의 공부 시간 같았다. 매번 연기 체력장을 눈앞에서 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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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를 연기하면서는 스스로의 또 다른 면을 발견했다. "송희는 일상의 작은 부당함도 그냥 넘기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다. 옳고 그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도 그런 면이 있지만 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신중하게 말하는 편이라면, 송희는 입력되면 바로 출력되는 스타일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더 목소리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연기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액션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해동검도를 오래 배워 2단 자격을 땄고 3단을 준비하다 촬영으로 잠시 멈춘 상태다. "운동을 좋아하고 몸 쓰는 걸 좋아한다. 액션 스쿨도 다녀봤다. 언젠가 몸을 혹사시키는 하드코어 액션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자전거 라이딩과 혼자 하는 운동들에 빠져 있다. "어제의 나를 이기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너무 힘들다가도 끝나고 나면 개운해서 계속 찾게 된다"고 말했다.
연기 외 시간에는 아르바이트와 취미로 삶을 채웠다. 레스토랑·카페, 쿠팡 물류센터, 배달까지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고. "생계 목적도 있었지만 다양한 경험이 언젠가 연기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최근에는 액세서리 만들기와 그림 그리기가 가장 큰 힐링이다.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는 단순 노동을 좋아한다. 생각이 많은 편이라 가만히 있으면 걱정이 꼬리를 문다. 무언가를 계속 배우고 만들며 머리를 비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제일 중요한 건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는 것"이라며 "일이 없을 때는 운동하고 취미를 즐기면서도 늘 다음 캐릭터를 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직장인들을 포함해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이 드라마를 보며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주변에 좋은 사람, 좋은 어른들이 있다는 걸 느끼며 다시 한 걸음 나아가셨으면 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최종회는 수도권 8.1%, 전국 7.6%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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