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박미선이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나는 박미선'을 통해 공개한 ''[슬기로운 투병생활-2] 머리카락을 보내주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영상은 항암 2차 치료를 앞두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변화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박미선의 용기 있는 기록이다.
영상 초반, 박미선은 항암 2차 주사를 맞으러 병원에 가기 전 "머리가 빠질 수도, 안 빠질 수도 있지만 미리 자르겠다"며 미용실을 찾는다. 그는 거울 앞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랑 얼굴이 닮아간다"며 "단발에서 커트할 때 처음 '아, 내가 아픈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특유의 유머로 불안을 눌렀다. "한 번쯤 삭발은 해보고 싶었어요. 머리카락 너무 귀찮잖아요. 이게 말이 씨가 됐네요." 자신을 다독이면서도 "드라마 속 새로운 캐릭터가 된 기분"이라며 웃음으로 불안을 밀어냈다.
치료 전날, 박미선은 "입맛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 마지막 만찬"이라며 수제 햄버거를 찾았고 다음 날엔 빵과 커피를 즐기며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이긴다"며 스스로를 격려했다.
면역 저하로 생긴 다래끼에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해야 한다"며 담담히 말했고 "모든 건 지나가니까요. 방황하지 말고 견디면 됩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항암 후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자, 박미선은 웃으며 "3일 동안 너무 예뻤어"라면서도 결국 스스로 완전 삭발을 결정했다. "수채구멍에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 무서울 정도였다"고 말한 박미선은 "결국은 밀었다. 근데 시원하다. 매드맥스 퓨리오사 같다. 머리를 밀었더니 마음이 편하다. 이게 진짜 나 같다"고 설명했다.
박미선은 새로 산 머리띠형 가발을 보여주며 웃으며 "깜쪽같다. 한 6~7만 원 하는데, 이런 아이템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머리 때문에 속상하신 분들께 강추한다"며 "비싸고 싸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걸 하면서 '괜찮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항암 2차 후 일주일이 지나자 그는 다시 산책과 브런치, 영화 관람을 즐겼다. "이때가 제일 기운이 난다. 걷고 먹고, 운동하면서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한 박미선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며 "작은 행복이 이렇게 고맙다"고 했다.
또 박미선은 "항암 3차를 앞두고 있다"며 "이 시기가 제일 기운이 나니까 잘 먹고, 잘 걷고, 근육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 내내 "파이팅"을 수십 번 되뇌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