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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령공주' 모로 성우, 노환으로 사망..향년 91세 “사랑이 있다면 전쟁은 없다”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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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령공주' 모로 성우, 노환으로 사망..향년 91세 “사랑이 있다면 전쟁은 없다” 유언

[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 일본의 가수이자 배우, 연출가로 활동한 미와 아키히로가 향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8일 미와 아키히로의 공식 홈페이지는 "미와 아키히로가 지난 20일 오전 9시 30분 노환으로 영면했다"고 발표했다.

소속사는 "생전 많은 분들이 보내준 따뜻한 사랑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장례와 고별식은 고인의 뜻에 따라 유족과 가까운 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치렀다. 별도의 추모회는 열리지 않으며 조의금과 조화도 정중히 사양한다"고 전했다.

1935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미와 아키히로는 16세에 프로 가수로 데뷔한 뒤 긴자의 샹송 카페 '긴파리'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1957년 발표한 자작곡 '메케메케'로 이름을 알렸고, 노동하는 어머니를 향한 사랑과 존경을 담은 대표곡 '요이토마케의 노래'를 히트시키며 일본을 대표하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 곡은 2012년 NHK '홍백가합전'에서도 다시 불려 큰 화제를 모았다.

배우와 연출가로도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연극 '모피의 마리', '검은 도마뱀', '사랑의 찬가' 등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했으며, 1968년 영화 '검은 도마뱀'에서는 주연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1998년에는 연극 '쌍두의 독수리'로 제5회 요미우리 연극대상 우수남우상을 수상했다.

국내 팬들에게는 애니메이션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에서 들개의 모습을 한 고대의 신 모로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압도적인 음성 연기는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2014년 NHK 연속 TV소설 '하나코와 안'에서는 내레이션을 맡는 등 가수와 배우를 넘어 성우와 방송인으로도 폭넓게 활동했다.

미와 아키히로는 10세 때 나가사키 원자폭탄을 직접 겪은 피폭자로, 평생 평화와 인권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썼다. 전쟁과 차별, 빈곤 등을 주제로 한 음악과 강연, 저술, 인생 상담 등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2019년 뇌경색을 앓은 이후에도 방송 출연과 집필 활동을 이어갔지만, 최근 3개월간 건강이 악화돼 자택에서 요양하던 중 노환으로 생을 마감했다.

'원령공주' 모로 성우, 노환으로 사망..향년 91세 “사랑이 있다면 전쟁은 없다” 유언

공식 홈페이지에는 고인이 생전에 직접 남긴 자필 메시지도 함께 공개됐다.

메시지에는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무기는 사랑의 말뿐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사랑입니다. 사랑이 있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소속사는 "미와 아키히로는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 모두가 평화롭고 밝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늘 꿈꿨다"며 "고인의 뜻을 오래도록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tokki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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