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절친'신태용 감독"안정환 은퇴 가장 큰 이유는..."

기사입력 2012-02-03 11:54


◇200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성남-요코하마전. 경기 종료 후 양팀 대표 스트라이커로 나선 성남 신태용(오른쪽)과 요코하마의 안정환이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반지의 제왕' 안정환(37)은 지난 1월 31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성남 감독을 언급했다. "전화해주시고 끝까지 기다려주신 신태용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신 감독은 끝까지 안정환을 원했다. 신 감독과 안정환 사이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신 감독은 15년 전 안정환의 A대표팀 첫 룸메이트였다. 안정환이 1997년 4월 23일, 한중 정기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를 당시 '방장과 방졸'로 첫 인연을 쌓았다. 화통한 사나이들의 첫 만남이었다. 이후 말 잘 통하는 선후배로 막역한 의리를 이어왔다. 2004년 안정환의 J-리거 시절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성남-요코하마전에선 양팀의 대표 스트라이커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신 감독은 지난 연말 한국에 돌아온 안정환에게 성남행을 제안했다. "마음은 2002년인데 몸은 2012년"인 현실에 부담감을 토로하는 안정환에게 "난 바라는 것 없다. 네게 원하는 건 2002년의 경기력이 아니라 네가 가진 노하우다. 그 노하우를 K-리그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것만으로도 한국 축구의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베스트 멤버는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단 10분을 뛰든, 20분을 뛰든 팀을 위해 뛰어주면 그걸로 족하다"고 했다. 가족을 위해 뛰는 안정환이 맘 편히 뛸 수 있도록 숙소와 15분 거리의 집에서 출퇴근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안정환의 마음을 돌려놓은 건 연봉도, 조건도 아닌 가족과 자신을 아끼는 주변 사람들이었다.

소문난 패밀리맨답게 가족을 가장 염려했다. 외국에서 뛸 경우에야 그렇지 않지만 K-리그에서 뛸 경우 매 경기 안정환의 일거수일투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팬과 언론은 냉정하다. 잘할 때야 괜찮지만, 하루라도 잘하지 못하는 날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맘만 먹으면 선수생활은 더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창 커나가는 딸, 아들이 아빠 기사를 보고 상처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자신을 아끼는 '절친' 신 감독도 진심으로 염려했다. "처음부터 잘하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나를 택한 신 감독과 팀에게 부담을 주게 된다"는 말로 고민을 토로했다. 신 감독은 "야! 감독이 앉아 있는 건 알아서 다 책임지라고 있는 거다. 욕 먹는 건 내가 다 알아서 한다.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는 말로 일축했지만, 성남행을 택할 가능성을 딱 50대50으로 내다봤다. 한달간의 고민 끝에 안정환은 은퇴를 택했다.

"기자회견만 안했어도 맘을 더 돌려보는 건데…" 신 감독은 절친 후배의 은퇴에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눈치다. "정환이랑 조만간 밥 한번 먹기로 했다. 밥 사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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