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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은 지난해 초 태극마크를 반납한 박지성(31·맨유)의 A대표팀 은퇴 이후 '포스트 박지성'으로 불렸다. 피지컬적인 면은 약하지만, 영리하게 볼을 차는 모습이 박지성을 많이 닮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A대표팀에선 박지성과 같이 왼쪽 측면 공격을 소화하기도 했다. '왼발잡이'라는 특수성도 지녔다. 그는 아시아 최고의 선수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충분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사다마'(좋은 일이 있으면 탈이 많다)라 했던가. 부상의 악령에 흔들렸다. 9월 27일 전북 현대와의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전반 6분 공중볼을 처리하다가 전북 수비수 최철순의 머리에 얼굴을 심하게 부딪혔다. 코뼈 골절 부상을 당했다. 전치 2개월의 소견을 받았다. 한창 물이 오른 모습을 보이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그는 '마스크맨'으로 예정보다 빠르게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코뼈가 제대로 붙지 않은 상태에서도 뛰고자 하는 열망이 컸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홈 경기(1대0 승)에서 후반 15분 교체투입돼 복귀전을 치렀다. 김보경은 트레이드마크인 킬패스와 날카로운 슈팅으로 축구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다시 부각시켰다.
주가를 높이던 김보경은 6일 다시 한번 한국 축구 팬들을 매료시켰다. '왜 포스트 박지성으로 불리는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0-1로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홍명보호를 구해냈다. 홍정호(제주)가 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까지 준 롱 패스를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김현성(FC서울)이 헤딩으로 떨궈줬다. 이를 쇄도하던 김보경이 그대로 논스톱 발리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결국 홍명보호는 1대1로 비기면서 사우디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을 얻을 수 있었다. 그의 황금 왼발에 모두가 웃을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물론 밤잠을 설치며 TV 앞을 지켰던 축구 팬들도 함께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