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전 분석]홍명보호 최후에 빛을 발하다

기사입력 2012-02-06 04:49


중동 원정은 역시 힘겨웠다.

킥오프직전 같은 조의 오만과 카타르전 결과가 나왔다. 두 팀이 2대2로 비기며 한 숨을 돌리는 듯했다.

오만과 카타르는 지난해 11월 2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하지만 카타르가 이 경기에 부정선수를 출전시킨 것으로 밝혀져 오만이 3대0의 몰수승을 거뒀다. 오만(2승1무1패)이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한국(2승1무)과 승점 7점으로 똑같아졌다. 홍명보호도 갈 길이 바빠졌다.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4차전에 김현성(서울)을 원톱,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격시켰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서정진(전북)이 좌우 날개에 포진한 가운데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한국영(쇼난)과 박종우(부산)가 섰다. 수비라인의 경우 김영권(오미야)과 홍정호(제주)가 중앙, 황도연(대전)과 오재석(강원)이 좌우 윙백으로 출전했다. 골문은 이범영(부산)이 지켰다. 지난달 킹스컵 노르웨이와의 3차전과 비교하며 중앙미드필더에 윤빛가람(성남) 대신 박종우, 왼쪽 수비에 부상인 윤석영(전남) 대신 황도연이 먼저 출전한 점이 달랐다.

한국은 전반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주안점을 뒀다. 서두르지 않았다. 전반 8분 오재석의 볼처리 미숙으로 연이어 기회를 허용했지만 다행히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승점 1점(1무2패)으로 벼랑 끝에 몰린 사우디는 한국의 측면이 약하다고 판단,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좌우측을 활용한 공격 비율이 80%를 넘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사우디가 잡았다.

홍명보호는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좀처럼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았다. 조직력에도 균열이 있었다. 짧은 패스를 활용한 아기자기한 공격보다는 원톱 김현성의 높이를 활용한 롱패스가 주를 이뤘다. 정확성은 떨어졌다. 전반 종반들어 김보경 백성동 서정진 등이 살아나며 활기를 띠었지만 골문은 열지 못했다. 전반 34분 세트피스에 가담한 홍정호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후반 부상에서 틈이 생겼다. 전반 종료직전 황도연이 부상으로 교체됐다. 측면과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는 김민우(사간 도스)가 왼쪽 윙백에 투입됐다. 후반 15분 김민우가 공격에 가담하며 왼쪽에 공간을 내줬다. 그곳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골로 연결됐다. 쿠다리가 골문을 열었다.

골결정력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였다. 후반 20분 서정진에 이어 윤빛가람이 찬스를 잡았지만 허공으로 날렸다. 세트피스도 위력적이지 못했다. 코너킥은 10개가 넘었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도 수차례 얻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원정에서 프리킥은 가장 중요한 공격 루트지만 완성도가 떨어졌다.


다행히 리틀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후반 인저리타임 위기관리능력은 드디어 빛을 발했다. 수비라인에서 올라온 롱크로스를 김현성이 헤딩으로 떨궈줬고, 이를 김보경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90분간 정적에 휩싸였던 사우디의 골문이 마침내 열렸다.

한국은 승점 8점(2승2무)을 기록, 오만을 따돌리고 조 1위를 유지했다. 숙제는 남았다. 원정에서 무리한 플레이를 전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플레이 할 경우 제 꾀에 제가 넘어갈 수 있다. 주도권도 쉽게 넘어간다. 한국은 22일 오만과의 5차전에서 승리하면 남은 한 경기에 관계없이 조 1위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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