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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느꼈다. 중동 원정은 힘겨웠다.
조별리그는 어느덧 2라운드만을 남겨두고 있다. 22일 최종예선 5차전 오만 원정은 런던행의 결승전이다. 승리하면 남은 한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본선 진출이 확정된다. 비겨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카타르와의 최종전(3월 14일)은 안방에서 열린다. 홈이점을 누릴 수 있다. 3위 카타르(승점 3·3무1패)와 4위 사우디(승점 2·2무2패)의 올림픽 진출 꿈이 희미하다.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오만전의 환희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한둘이 아니다. 홍명보호는 지난달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전한 태국 킹스컵에서 우승하며 한껏 고무됐다. 사우디전은 달랐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전진이 아닌 퇴보한 듯했다. 오랜 원정으로 발걸음이 무거웠다.
짧은 패스 미스가 속출했다.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원톱 김현성(서울·1m88)의 높이를 활용한 롱크로스 뿐이었다. 그러나 정확성은 떨어졌다. 세트피스도 옥에 티였다. 원정에서 세트피스는 가장 중요한 공격 루트다. 코너킥 숫자는 10개가 넘었다.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에서 프리킥도 수차례 얻었지만 번번이 기회를 허공으로 날렸다. 전반 34분 세트피스에 가담한 중앙수비수 홍정호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한 장면만 눈에 띄었다.
수비는 부상에 울었다. 사우디는 한국의 측면이 약하다고 판단,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좌우측을 활용한 공격 비율이 80%를 넘었다. 붙박이 왼쪽 윙백 윤석영(전남)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황도연(대전)이 빈자리를 채웠지만 전반 종료 직전 부상으로 또 교체됐다. 미드필더 김민우(사간 도스)가 투입됐지만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공격에 가담하며 왼쪽에 공간을 내줬다. 그곳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골로 연결됐다.
홍명보호는 지나치게 몸을 사렸다.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좀처럼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았다. 다행히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만회하려고 한 노력은 박수받을 만하다. 패색이 짙던 후반 인저리타임의 위기관리 능력은 반전의 탈출구였다.
오만전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한국은 오만과 1차전에서 맞닥뜨려 2대0으로 승리했다. 당시도 쉽지 않은 일전이었다. 오만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원정에서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지나치게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할 경우 흐름을 잃을 수 있다. 사우디전의 교훈이었다.
홍 감독은 "사우디전을 앞두고 준비 기간이 길었지만 준비한 것들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며 "오만전은 가장 중요한 경기다. 사우디전을 토대로 잘 안 이뤄진 점들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운명의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