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화려한 왼쪽 라인 한상운-홍철 '나는 왼발잡이다'

최종수정 2012-02-16 07:40

성남의 왼쪽 라인을 책임질 홍 철(왼쪽)과 한상운. 가고시마=하성룡 기자

"왼발잡이라서 감사합니다."

올시즌 성남의 왼쪽 측면을 책임지는 한상운(26)과 홍 철(22). 단국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이 성남에서 뭉쳤다. 부산에서 이적한 한상운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공격수 출신 홍 철은 왼쪽 측면 수비로 성남의 부활을 책임져야 하는 특명을 받아 들였다. '왼발 스페셜리스트'들과 '왼발'을 주제로 '왼발 토크'를 가졌다. 성남의 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의 교세라 골프 리조트에서.

나는 왼발잡이다

왼발잡이라 다행이다. 한상운은 "왼발잡이라서 희소성이 있다. 오른발잡이에 비해 경쟁이 적어 편하다"고 했다. 홍 철은 "내가 오른발잡이였다면 경기에 뛰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발 프리킥도 이 둘의 차지다. "직접 프리킥이 자신있다"는 한상운은 지난 1월에 열린 홍콩챌린지컵에서도 프리킥으로 두 골을 뽑아내며 예열을 마쳤다. 반면 홍 철은 한 발 물러섰다. "난 프리킥 자신없다. 작년에 몰리나도 없어서 내가 땜방으로 찬건데 다 말아먹었다. 자신 없는데 신태용 감독님이 자꾸 차라고 해서 찬거다. 이제 상운이형과 윤빛가람이 있으니 부담 덜었다." 둘은 대학생 한상운과 고등학생 홍 철로 첫 만남을 가졌다. 단국대는 풍생고의 연습경기에서 둘은 왼발잡이이라는 공통점에 서로를 유심히 지켜봤단다. 한상운은 "마른놈(당시 홍 철의 몸무게는 58kg, 현재는 68kg)이 계속 왼쪽을 뛰어다니는데 정말 왼발로 잘 찼다. 당시 코치 선생님이 꼭 데리고 오겠다면서 함께 뛰면 나도 주전경쟁을 해야 했을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홍 철은 "상운이형은 우리들 사이에서 '?생고 킬러'로 불렸다. 대학때 워낙 왼발을 잘써 프로에 와서도 잘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잘 할 줄 몰랐다. 성남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파닥파닥거린다"고 화답했다. 양말을 벗고 왼발 구경(?)을 요청했다. 이들은 시퍼렇게 멍든 엄지 발톱을 공개했다. 훈장이나 다름없는 멍이었다.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는 홍철(왼쪽)과 한상운의 왼발 엄지 발톱. 가고시마=하성룡 기자
한 페르시와 가레스 홍 철

축구팬들 사이에서 한상운은 한 페르시로, 홍 철은 가레스 홍 철로 불린다.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것도 있지만 닮고 싶은 선수로 이들을 꼽은 사실이 이미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이유를 물었다. 한상운의 판 페르시(아스널)에게 꽃혔다. "전세계 왼발잡이 중 가장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선수다. 라이언 긱스나 다비드 실바 등 많은 왼발잡이 선수들이 있지만 판 페르시가 최고다. 나도 그렇게 플레이 하고 싶다." 스피드가 빠르고 에너지가 넘치는 가레스 베일(토트넘)을 좋아하는 홍 철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받은 발뒤꿈치 수술 이후 경기력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홍 철은 "가레스 베일이었는데 바꿔야겠다. 이젠 스피드도 안나오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웃음) 애슐리 콜이 눈에 들어온다. 콜은 왼발이 뛰어나진 않지만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활동량이 많고 플레이가 무난하다. 나도 무난하게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엇갈린 운명, 대표팀을 말하다

한상운은 미소를, 홍 철은 울상을 지었다. 한상운은 최근 발표한 최강희호 1기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홍 철은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낙마했다. 홍 철은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상운과 함께 지난해 8~9월 A대표팀에 뽑혔던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레바논-쿠웨이트전에서 상운이형이 경기에 나서지 못해 상운이형한테 다음에 같이 성장해서 함께 경기를 뛰자고 했는데 지금은 반대로 됐다. 내가 그때 상운이형을 대표팀에서 다 챙겨줬다. 내가 그랬었는데…. 형 나 잘 챙겨줘." 한상운이 웃으며 답했다. "내가 어린 친구들을 몰라서 처음에 힘들었는데 홍 철이 같이 있어주고 빨래도 해줬다. 고마웠다. 이번에 좋은 모습 보여줘서 더 자주 뽑히도록 노력할거다. 그리고 그때 말했던 것처럼 꼭 대표팀에서 같이 경기해보고 싶다. 힘내자."


가고시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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