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7)의 소속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는 자랑이 있다. 주 득점원 판 페르시(30)다. 혼자서 정규리그 22골(득점 1위)을 넣었다. 그렇다면 아르센 벵거 감독은 페르시 때문에 마냥 행복할까.
벵거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으나 '페르시 같이 골 잘 넣는 선수가 1~2명만 더 있었어도…'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맴돌 것이다. 페르시는 벵거의 보물이자 고민의 원천이다. 확실한 골잡이가 있으면 든든하지만 그 골잡이가 한번씩 묶일 때면 대책없는 것이 축구다. 반대로 집단 득점 체제가 확고한 팀의 사령탑은 때때로 '해결사'를 고대한다. 세상 일, 다 일장일단이 있다.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대표팀이 A대표팀을 뛰어넘는 것이 있다. 바로 다양한 득점원이다. A대표팀은 최근 8경기에서 16골(자책골 하나 포함)을 넣었다. 그 중에서 박주영이 무려 8골을 때려 넣었다. 절반을 담당했다. 그 다음으로 지동원이 3골, 구자철이 2골, 또 이근호와 김정우가 한번씩 골맛을 봤다. 총 5명이 골을 넣었다. 골편중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스펙트럼이 넓지도 않다. 박주영에게 꽤 쏠려 있다.
이에 비하면 올림픽대표팀은 최근 9경기에서 19골을 넣었는데 12명이 득점에 가세했다. 김현성이 4골로 제일 많고, 김보경이 3골, 백성동과 서정진이 2골씩을 넣었다. 이들 외에도 남태희 김동섭 조영철 김태환 윤일록 박용지 윤빛가람 등이 골을 넣었다.
공격 패턴의 다양성은 누가 골을 넣었느냐 보다는 볼이 어떤 선수를 거쳐갔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골잡이 수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사령탑 입장에서는 골 넣는 선수가 많으면 다양한 전술 조합 창출이 가능하다.
다이내믹한 골 분포가 주는 장점은 셀 수 없이 많다. 부상 선수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상대의 집중 마크를 벗어나기 쉽다. 최강희 감독보다는 홍명보 감독이 전술을 짜는데 있어 '행복한 고민'을 할 것 같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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