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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선제골이었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지 불과 14초만에 골이 터졌다. 다들 '단두대 매치'라고 했다. 이겨야 사는 게임, 모두가 마음 졸였던 경기는 의외로 쉽게 풀렸다. 해결사는 오만전을 앞두고 올림픽호에 깜짝발탁된 남태희(21·레퀴야)였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용병술이 기막히게 적중했다. 3대0 대승의 기폭제가 됐다.
홍 감독과의 첫 인연은 '아쉬움'이었다. 홍 감독은 2009년 5월 국제축구연맹(FIFA) 이집트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을 앞두고 프랑스 리그1 발랑시엔에 막 입단한 남태희를 테스트했다.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남태희는 "홍 감독님이 워낙 대스타셔서 사진 한번 찍고 싶었다"며 천진난만하게 당시를 떠올렸지만, 쓰라린 아쉬움의 기억을 잊지 않았다. "A대표팀, 올림픽팀 모두 욕심있지만 실력이 부족해 A대표는 부담스럽다. 올림픽대표팀도 어려운 자리지만 또래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말로 런던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홍 감독과의 두번째 인연은 짜릿했다. 홍 감독은 2월 초 사우디전 때 선수단 숙소에서 남태희를 면담한 후 올림픽대표팀 발탁을 결심했다. 본인의 확고한 의지를 직접 확인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카타르리그 챔피언 레퀴야로 이적한 지 두달만이었다. 지난 15일 파주NFC 소집 훈련에서 홍 감독은 "남태희는 카타르 현지에서 시즌 중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시 만난 '유망주'의 성장에 흡족함을 표했다. 그리고 남태희가 감독의 무한 믿음에 보답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4초에 불과했다.
남태희는 올림픽대표팀 발탁 후 "올림픽팀은 분위기가 정말 좋다. 내가 가서 오히려 잘 만들어진 분위기가 깨질까봐 걱정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 기우였다. 남태희가 있어 올림픽대표팀이 행복해졌다. '걸출한 신입생' 남태희의 발끝에서 대한민국 올림픽 7회 연속 본선행 쾌거가 완성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