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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아스널)에게 쿠웨이트전은 '터닝 포인트'였다.
최강희 감독도 박주영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여러가지 우려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A대표팀 명단에 박주영을 발탁한 확고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쿠웨이트의 밀집수비를 깨기 위해서는 박주영의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최 감독은 경기 이틀 전 합류한 박주영이 훈련 시간은 고작 하루 뿐이라는 제약 속에서도 그간 A대표팀에서 보여줬던 기량을 다시 선보일 것으로 점쳤다. 그가 박주영을 쿠웨이트전 선발로 낙점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박주영이) 내일 경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박주영은 쿠웨이트전에서 웃지 못했다. 수 차례 볼 터치가 있었지만 상대 밀집 수비에 막혀 빼앗기기 일쑤였고, 패스는 정교하지 못했다. 역습 상황에서도 한 박자 늦은 움직임에 그쳤다. 누적된 피로와 단 하루 만의 훈련으로 제 기량을 드러내기는 역시 한계가 있었다. 칼날은 살아 있었지만, 힘이 모자랐다. 최강희호는 쿠웨이트를 2대0으로 완파하고 최종예선행에 성공했다. 모두가 웃었다. 하지만 쿠웨이트전을 승부수로 생각했던 박주영 입장에서는 아쉽기만 한 내용과 결과였다. 최 감독은 달랐다. 박주영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틀 전 귀국해 경기를 소화하는 건 굉장히 힘들다. 선수가 A대표팀에 헌신하고 희생하겠다며 열심히 뛰어줬으니 이를 높이 쳐줘야 한다. 박주영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박주영은 경기 이튿날인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경기 직후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를 나와 서울 자택에서 하룻밤을 묵은 것이 휴식의 전부였다. 담담한 표정으로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박주영은 10여분 간 팬들과 사인, 사진촬영 등으로 교감을 나눈 뒤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다소 피곤했을 법한 상황에도 웃음은 잃지 않았다. 박주영의 국내 에이전트인 김동호씨는 "(쿠웨이트전을 두고)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웃음 속에 감춰진 속내에는 최종예선에서의 활약으로 최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속내가 담겨있을 것이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