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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K-리그 강원FC와 성남 일화전 전반이 끝나갈 무렵, 성남의 중앙수비수 임종은(22)이 코를 부여잡았다. 격렬한 몸싸움 중 상대 선수의 머리에 코를 정통으로 부딪혔다. 코에서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걱정하는 코칭스태프를 향해 동그라미 사인을 그려보였다. 후반전에도 코를 솜으로 틀어막은 채 그라운드에 나섰다. 경기 중간중간 피가 떨어졌다. 지혈을 위해 3~4번이나 사이드라인에 서야 했다. 치료를 받으면서도 눈은 그라운드를 향했다. 다친 코에 공이 스칠 때마다 머리가 띵할 만큼 아팠다. "계속 뛰겠다, 뛸 수 있다"는 생각만 했다. 4경기만의 첫승이 바로 코앞이었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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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은은 개막 후 4경기에서 성남의 주전 수비수로 뛰었다. 스스로도 의외였다고 했다. 전북과의 개막전을 제외한 상주, 울산, 강원전에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두번째 선발 출전, '친정팀' 울산 현대에 0대3으로 지고 나선 남몰래 울었다. 울산에서 9년간 동고동락한 선후배들을 상대로 '꼭 이기고 싶었노라'고 했다. 한껏 욕심을 냈던 울산전 이후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세번째 선발 출전, 25일 첫승을 노린 강원전에 나서는 각오는 결연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한 중앙수비수 사샤와 왼쪽풀백 홍 철의 몫까지 버텨내야 했다. 교체는 애시당초 꿈도 꾸지 않았다. 임종은은 이날 코피를 쏟으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코피 투혼'으로 성남의 2대1 마수걸이 승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26일 오전에 병원에 다녀왔다는 임종은의 목소리는 여전히 씩씩했다. "코뼈에 금이 좀 갔다는데, 괜찮아요"라며 웃었다. 당장 30일 열릴 부산전을 염려하자 "뛸 수 있어요. 뛸 수 있어요. 무조건, 당연히 뛰어야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년 넘게, 그토록 그리던 그라운드다. 이제 겨우 기회를 잡았다. 그저 "마스크를 쓸지 말지, 그것이 고민"이라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