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규 감독 '5전승' 8강행에도 한숨 쉬는 이유

기사입력 2012-03-29 16:19


◇28일 밤 펼쳐진 독일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 C조 예선 4라운드 오스트리아전에서 주세혁의 공격이 성공하자 벤치의 유남규 남자대표팀 전임감독과 김민석, 유승민, 오상은(왼쪽부터)이 일어나 환호하고 있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4연승으로 조1위와 8강 직행을 확정했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안성호 월간탁구 기자)

"8강 이후는 죽음의 대진이다."

유남규 전임감독이 이끄는 남자탁구대표팀이 조별예선에서 5연승을 질주하며 8강에 직행했다. 29일(한국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단체전) C조 예선 5라운드 헝가리전에서 3대1로 승리하며 5전승을 기록했다. 나흘간 '쾌조의 5연승'으로 8강에 직행한 유 감독의 목소리가 의외로 어두웠다.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옥의 대진' 탓이다. 8강에서 홍콩-대만전 승자와 맞붙게 됐다. 홍콩-대만 모두 만만치 않은 적수다. C조 예선 첫 경기에서도 대만과 풀세트 접전끝에 3대2로 신승했다. 중국과 함께 A조에 속했던 홍콩은 장티엔이(세계 22위) 룽추옌(세계 29위) 등 기량이 고른 에이스들로 구성됐다. 중국을 제외한 북한, 스웨덴 등에 4승을 거두며 조 2위로 본선에 올랐다.

이 경기에 승리할 경우 4강에선 '만리장성'이 기다린다. 곧바로 중국과 마주칠 운명이다. "독일이나 일본과 붙었어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미 세계선수권 단체전 7연패를 예약한 세계 최강 중국을 너무 일찍 만나게 됐다.

"런던올림픽 2번 시드가 이래서 중요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런던올림픽의 전초전 의미가 크다.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바라보기 위해선 '1번 시드' 중국을 끝까지 피해야 한다. 결승까지 중국을 피하려면 2번 시드 확보는 절대적이다. 시드는 각국 대표선수 3명의 랭킹포인트로 결정된다. 한국은 티모 볼(세계 6위), 디미트리히 옵차로프(세계 10위), 파트릭 바움(세계 18위)가 건재한 독일과 불꽃 튀는 2번 시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3월 초 기준 주세혁(32·삼성생명)이 세계 5위, 유승민(31·삼성생명)이 세계 14위, 오상은(35·대우증권)이 세계 15위다.

유 감독은 "주세혁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올림픽 2번 시드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며 걱정했다. 비중국권 선수로는 유일하게 세계랭킹 '톱5'에 이름을 올린 주세혁이 누적된 피로와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1월 헝가리오픈 8강에서 세계 2위 장지커를 물리쳤고, 결승에 올라 세계 1위 마롱과 풀세트 접전 끝에 준우승했다. 슬로베니아오픈에서 8강 진출에 성공했고, 2월 카타르, 쿠웨이트 오픈에서 잇달아 4강에 올랐다. 올해 초 오픈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생애 최고 랭킹에 올랐지만, 이번 세계선수권 조별 예선에서 세계랭킹 11위 추앙인유엔(대만), 세계랭킹 106위 다니엘 헤바손(오스트리아)에게 패하며 랭킹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번 시드를 확보하려면 중국전에서 주세혁이 세계 1~3위 마롱, 장지커, 왕하오 등을 잡아 랭킹을 올리거나, 일본이 독일을 잡아줘야 한다"며 .

믿고 키우는 '애제자' 김민석(20·KGC인삼공사)의 부진도 내심 걱정이다. 현장 지도자들이 공격력과 감각, 탁구지능에서 첫손 꼽는 차세대 대표주자다. 유 감독은 2라운드 덴마크전 1단식 주자로 김민석을 내보냈다. 김민석은 풀세트 접전끝에 3-2로 간신히 승리했다. 유 감독은 4연승으로 조1위가 확정된 직후 5라운드 헝가리전에 또다시 제2주자로 김민석을 택했다. 오더상 5단식 중 2경기(2-4단식)를 책임져야 하는 중책을 맡겼다. 김민석은 2단식에서 다니엘 코시바에게 0-3으로 완패했다. 유 감독은 "기회를 줬을 때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 나를 넘어설 선수로 생각하고 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유 감독의 눈은 당장의 세계선수권이 아닌 올림픽 그리고 그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남자대표팀의 운명이 걸린 8강전은 30일 밤 펼쳐진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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