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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수원 감독(50)은 '노 타이'였다. 와이셔츠는 푸른 빛을 띄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41)은 붉은 타이를 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포옹을 좀 해달라'는 주문에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1m73의 윤 감독이 1m84의 최 감독의 가슴에 살포시 안기는 묘한 자세가 됐다. 선배는 후배를 향해 진한 경상도 사투리로 "좀 낮촤(춰)라"며 웃었다.
설전은 거셌다. 좀 더 무뚝뚝한 윤 감독은 낮은 목소리로 할 말을 다했다. 어눌한 듯 보이지만 촌철살인을 자랑하는 최 감독은 공격적으로 상대를 자극했다.
최 감독도 넋놓고 당하지 않았다. '북벌'이 화두에 올랐다. 북벌은 수원이 서울전 때마다 '북쪽의 팀을 정벌한다'며 내세우는 구호다. 그는 "수원보다 우리가 북쪽에 있어서 북벌을 쓰는지 모르지만 단어 뜻 자체가 잘못됐다. 북벌은 적을 도발하기 위한 것이다. 상대는 홈이고 우리가 쳐들어가는 입장"이라며 "수원이 만든 승점자판기 동영상도 흥미를 끌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 등의 라이벌 역사는 100년이 되지만 이들은 상대 구단을 폄하하지 않는다. 팬들을 위해 좋은 이슈거리를 만들어 낼 뿐이다. 우리는 경기장에서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수원은 최근 서울전을 앞두고 프로모션 영상으로 '북벌 2012 기획 영상 승점 자판기 편'을 공개했다. 서울을 승점 3점을 거저 헌납하는 음료로 추락시켰다.
그러자 윤 감독은 최 감독의 말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불편한 기색은 역력했다. 승점 자판기 영상에 나오는 '승점 3점이 음료를 마셨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안 먹어도 우리 선수들이 챙겨줄 것"이라며 다시 웃었다. 최 감독에게는 '치킨은 많이 먹었는가'라고 묻자 "평소에 먹는 음식을 먹었다. 다만 최근 가족들과 남한산성에 갔다. 우리 아이가 나무가지를 꺾기에 그러면 안된다고 했다. 경쾌한 걸음으로 돌아왔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남한산성에는 '백숙집'이 넘쳐난다. 닭은 수원 블루윙즈를 낮추어 부를 때 등장하는 동물이다.
라이벌전은 변수가 넘친다. 윤 감독은 "실수 등 의외의 부분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다. 이 부분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최 감독은 "지루한 경기가 될 수 있는 반면 한 팀이 무너지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많은 골이 나올 수 있다. 선실점을 막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만남이다. 최 감독은 대행시절인 지난해 10월 3일 원정에서 윤 감독에게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윤 감독은 "수원 팬 4만 이상이 올 것이다. 팬들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능력 이상을 발휘할 것이다. 이길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감독은 "개천절 날 원정가서 졌지만 어차피 인생이라는게 이기기 위해서 져줄 때도 있다. 우리가 이길 날은 4월 1일"이라며 일갈했다.
슈퍼매치의 막이 올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