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보 주장' 정인환이 느끼는 완장의 무게

기사입력 2012-04-10 10:09


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

"주장이 이렇게 힘든 자리인줄 몰랐네요."

정인환(26·인천)은 7일 강원전을 마치고 응급실에 갔다. 피로감이 밀려들더니 갑작스러운 고열이 이어졌다. 정인환은 강원전서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인천의 부진이 이어지며 주장으로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 1대2로 무너지며 패배를 막지 못했다. 스트레스와 허탈함이 그를 지배했다. '주장'의 어려움을 느낀 순간이었다.

정인환은 지난 2월 올시즌 인천의 주장으로 선임됐다. 인천은 중국 광저우 전지훈련 당시 주장 선임을 위한 비밀투표를 했다.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전 선수들이 참가했다. 정인환과 유 현이 최종후보로 나서, 투표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탄성이 계속될만큼 각축전을 벌였다. 결국 두 표 차이로 역전에 성공한 정인환이 주장으로 선출됐다.

정인환은 평소 인천의 입담꾼으로 통했다. 재미있는 말로 인천의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자청했다. 강인한 리더십은 아니지만 젊은 선수들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얻었다. 정인환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뿐 아니라 팬들과의 소통도 잘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주장직은 쉽지 않았다. 사실 정인환이 주장완장을 찬 것은 그의 축구인생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부담감은 있었지만, 이정도까지 힘들 줄 몰랐다는게 정인환의 설명이었다. 그는 "사실 요새 너무 힘들다. 기대했던 시즌인데 내가 주장이 돼서 부진한건지. 성적이라도 좋으면 부담감이 덜했을텐데, 경기를 잘하고 지니까 나 스스로도 자꾸 위축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설기현(33) 김남일(35) 두 고참 선수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지만, 주장 완장의 무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이럴때 잘해야 진짜 주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했다. 정인환은 "훈련 전 선수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어차피 경기는 우리가 한다. 누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을 해도 우리끼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내가 한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우어, AC밀란의 파올로 말디니, 맨유의 로이킨 등 위대한 팀에는 위대한 주장이 있었다. '초보주장' 정인환의 왼팔에 둘러진 완장이 커보일수록 인천의 순위표도 올라갈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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