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연루 MF 이경환, 자택서 숨진채 발견

기사입력 2012-04-15 23:14


◇승부조작으로 선수자격이 박탈됐던 미드필더 이경환(왼쪽)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수원 시절이던 지난해 6월 2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컵대회에 출전한 이경환. 서귀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K-리그 승부조작 스캔들이 또 하나의 생명을 앗아갔다.

승부조작 연루 사실이 밝혀져 선수 자격이 박탈된 이경환(24)이 14일 오후 인천 시내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경환의 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인은 투신으로 추정된다. 2009년 명신대 축구부에서 퇴출 당한 상황이었던 이경환은 당시 대전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 호 감독의 눈에 띄어 프로무대를 밟았다. 대부분 활약 가능성에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그해 리그 22경기에 출전해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이듬해에도 대전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2010년 '대전 시티즌의 하루'라는 UCC 동영상을 직접 올리는 등 팬들을 향해 직접 다가서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승부조작의 어두운 그림자는 이 재기충만했던 축구선수의 꿈과 미래를 송두리째 앗아갔다.

2011년 수원에 입단한 직후 대전 시절 승부조작 연루 사실이 드러나면서 퇴출됐다. 법원에서 보호관찰 3년, 사회봉사 300시간 판결을 받았다. 축구협회는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들어 선수자격 영구박탈 조치를 내렸다.

이경환은 퇴출 통보를 받은 뒤 적잖은 방황을 했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이경환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수원에서 퇴출된 사실을 한동안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프로선수 생명이 끝나면서 적잖은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프로연맹이 승부조작 가담 선수들을 중심으로 시작한 사회봉사 활동에 참가했으나, 최근 불참을 통보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다른 일을 찾아보겠다고 통보한 뒤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경환이 2010년 대전 시티즌 선수 시절 직접 만들어 올린 29초 분량의 '대전 시티즌의 하루' 동영상. 종일 훈련만 하는 축구선수의 하루를 유쾌하게 담아내 축구팬과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었다. 이 재기발랄했던 젊은 선수가 '승부조작의 그림자' 속에 돌이킬 수 없는 가슴 아픈 선택을 했다.
승부조작 스캔들이 만들어낸 세 번째 비극적 결말이다. 지난해 5월 30일에는 전북 출신 미드필더 정종관이 서울 모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안겼다. 당시 호텔방에서 정종관이 승부조작 사실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지난해 10월 19일에는 이수철 전 상주 감독이 경기도 성남의 자택에서 목숨을 끊었다. 승부조작 관련 금품수수 혐의에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내렸다. 지난해 5월 초 인천 골키퍼 윤기원의 자살 배후에도 승부조작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경찰이 수사를 펼쳤지만, 명확한 사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근 1년만에 또 한명의 청춘이 스러졌다. '승부조작'의 아픔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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