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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일화가 1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5차전 나고야 그램퍼스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11분 한상운이 왼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27분 불운한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1승4무로 나고야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에서 앞서며 G조 1위를 유지했다. 15일 펼쳐질 G조 최하위 텐진 테다 원정에서 3점 차 이상으로 대패하지 않는 한 16강행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K-리그에서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긴 여정을 이어가야 할 성남이 나고야전에서 얻은 것, 잃은 것을 꼼꼼히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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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전 전반 11분, 11번 한상운의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골이 터졌다. '전매특허'가 살아났다. 텐진전 헤딩 선제골 이후 40여일만에 골맛을 봤다.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이 "한상운이 팀에 녹아들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가 보인다"고 칭찬했다. 이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얻은 자신감을 K-리그로 옮겨오는 일만 남았다.
전반적인 패스워크가 살아났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수원전 전반과 마찬가지로 윤빛가람, 김성준 등 스마트한 미드필더들이 찔러주는 전진패스나 한상운 이창훈이 주고받는 패스는 정확하고 날카로웠다. 신 감독이 "시즌 초반보다 경기 내용면에서 빨라지고 패스워크도 좋아지고 있다. 내가 볼 때 분명히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표현한 바로 그 지점이다. 촘촘한 패스를 이어가다 수비 뒷공간을 노려 득점하는 성남 특유의 오밀조밀한 공격이 살아났다. 요반치치, 에벨찡요, 에벨톤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인 점 역시 소득이다. 힘들수록 더 강해지는 끈끈한 팀플레이와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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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 성남은 전반보다 오히려 후반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3월 7일 나고야 원정 1차전 에벨찡요의 바이시클킥 동점골, K-리그 홈 개막전 상주전에서의 요반치치의 동점골 등 극적인 인저리타임 골이 연속으로 터졌다. 오죽하면 신 감독이 "속이 탄다. 짜릿한 건 있는데 앞으로 이렇게 안했으면 좋겠다. 골도 미리 좀 넣고…"라며 농담 섞인 푸념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K-리그 수원전과 아시아챔피언스 나고야전 등 2경기에서는 후반전 경기력이 급저하되는 모습이다. 전-후반 경기력의 차이가 극명했다. 수원전에서는 전반 3분 에벨찡요가 선제골을 터뜨렸고 이후 완벽한 조직력으로 상대를 압도했지만, 후반 수원에게 2골을 허용하며 1대2로 무너졌다. 나고야전에서도 후반에 무뎌지는 모습이 반복됐다.
나고야전 슈팅수만 봐도 전후반의 대조적인 분위기는 드러난다. 성남은 전반 6개의 슈팅을 날렸고 이중 4개가 유효슈팅이었다. 날카로웠다. 후반엔 3개의 슈팅에 그쳤다. 후반 31분 미드필더 김성준의 슈팅 이후 위협적인 공격은 이뤄지지 않았다. 나고야는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살아났다. 전반에는 9개의 슈팅 중 3개의 유효슈팅에 그쳤지만, 후반엔 슈팅 10개중 절반인 5개가 유효슈팅이었다. 특히 9개의 슈팅이 후반 20분 이후 집중됐다. 성남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후반 40분 이후에만 6개의 슈팅, 4개의 유효슈팅이 집중됐다. 파상공세를 펼쳤다.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나고야 감독은 경기 후 "후반에는 우리가 앞섰다. 마지막 5분 동안 추가득점에 실패해 아쉽다. 불운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신 감독 역시 "중심축인 윤빛가람의 체력이 떨어져 후반 15분 이후 공수 밸런스가 무너졌다"며 경기력 저하를 인정했다.
3~4월에 15경기(K-리그 10경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5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리그 30경기 기준으로 이미 두달간 시즌 절반을 소화한 셈이다. 동계훈련 내내 '지옥의 서킷' 훈련으로 다진 성남표 '왕체력'이 바닥날 만큼 힘든 일정이다. 해외를 오가며 일주일에 2~3경기를 치러내는 살인일정 속에 부상선수도 속출하고 있다. 에벨찡요는 수원전 발목 부상, 요반치치는 햄스트링 부상중이다. K-리그 득점 1위 에벨톤(7골)도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미드필더 전성찬은 지난 30일 십자인대 수술을 받았다. 골키퍼 하강진은 무릎 뒷근육이 좋지 않다. 남은 선수들의 체력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어려운 상황 속에 몸 사리지 않고 뛰다 보면 부상 위험도 상존한다. 신 감독은 나고야전 직후 "지금 이 멤버가 너무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보니 안쓰럽고 불쌍했다. 더블스쿼드도 부족할 일정을 14~15명이 버티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