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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에 앞서 전북 이흥실 감독대행은 지난 3월 광저우에게 홈에서 당한 대패를 복수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원정에서 광저우를 꺾는다는 건 사실상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예선 1차전에서 보여준 광저우의 실력은 위력적이었다. 특히 콘카, 무리퀴, 클레오 등 세 명의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은 국내 외국인 선수들을 능가했다. 게다가 전북 입장에선 광저우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노동절 연휴를 맞아 이날 광저우 홈 구장인 톈허 스타디움엔 5만명에 이르는 관중이 운집해 홈 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이 같은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감독대행은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 시작 한 시간전에 발표된 스타팅 라인업은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경기 후 이 감독대행은 "K-리그의 자존심을 살리고 싶었다. 중국 축구가 아무리 발전했다고 하지만 K-리그 선수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중국 원정에서 꼭 보여주고 싶었다. 경기전 선수들에게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며 국내 선수 투입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감독 대행은 이날 승리로 단순히 승점 3점만을 챙긴 것이 아니었다. 광저우가 지난 원정 경기서 승리하자 중국 언론들은 중국 축구가 한국 축구를 넘어섰다며 흥분했다. 하지만 이날 K-리그 선수들이 주축이 돼 광저우를 무너뜨리지자 중국 언론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돼 버렸다. 이 감독 대행이 원했던 시나리오대로 된 것이다.
아울러 이날 승리로 전북은 시즌 초반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한번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조성환이 퇴장 당한 이후 10명의 선수가 하나로 똘똘 뭉쳐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선수들의 결속력은 더욱 공고해 졌다.
이 같은 상승세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뿐만 아니라 K-리그까지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광저우(중국)=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