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그의 자존심상 맨유 떠나면 은퇴 가능성 높다

기사입력 2012-05-03 14:45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왼쪽)과 박지성. 스포츠조선DB

지난해 6월 베트남에서 열린 박지성 자선경기 때가 떠오른다.

박지성(31·맨유)과 여러 이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결혼관부터 은퇴시기까지…. 당시 박지성은 "어떻게 은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은 것은 자명하다"고 했다. 역시 은퇴 여부를 판단할 잣대는 몸 상태였다. 박지성은 "선수 생활을 유지하는 최고의 정점은 1~2년 안이다. 언제까지 맨유에서 활약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몸 상태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박지성의 몸 상태를 체크해보자. 박지성 측에 따르면, 아직 비상등이 켜지지 않았다. 아니, 축구선수로 살아오면서 가장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단다. 개인관리가 철저한 박지성이다. 최근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동안 몸 관리에 더 신경썼을 것이다. 앞으로 맨유와 계약이 되어 있는 1~2년까지는 거뜬히 뛸 수 있다.

그런데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1일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맨시티전 패배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영국 언론들의 때리기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영국 대중지 '미러'는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살생부 명단을 공개했다. 박지성을 비롯해 '절친' 에브라, 베르바토프, 오언, 안데르손 등의 이름이 거론되어 있었다.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다 지난해 2월 현역에서 은퇴한 게리 네빌 방송해설가도 "퍼거슨 감독이 선수단 보강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올시즌이 끝난 뒤 팀 개편이 유력하다"며 동조했다. 박지성의 대체자로는 가가와 신지(독일 도르트문트), 에뎅 아자르(프랑스 릴),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오스카 데 마르코스(스페인 아틀레틱 빌바오) 등이 꼽히고 있다.

박지성이 맨유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은 2013년 6월이다. 2012~2013시즌 경기를 40% 이상 소화하면 1년 더 연장되는 옵션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계약기간을 떠나 맨유가 박지성을 필요로 한다면 올시즌이 끝난 뒤 재계약 테이블이 차려져야 한다. 허나 박지성 측은 변수도 대비해야 한다. 맨유 측에서 더이상 박지성을 경기에 내보지내 않겠다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즉, 계약기간은 남아있지만 '맨유와의 인연은 여기까지다'라는 말이 될 수 있다. 내년시즌 40% 이상을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 계약 자동 갱신도 무의미해진다. 맨유가 박지성을 원하지 않을 때는 올시즌이 끝난 뒤 이적을 허용해줄 수 있다. 다음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박지성의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가 계약 종료 6개월 전까지 소속팀과 재계약을 맺지 않으면 이후 이적료없이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인 '보스만 룰'이 적용된다. 맨유로선 손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박지성의 생각이다. 박지성은 자존심이 강하다. 그동안 맨유에서 '헌신의 아이콘'으로 상징되어 왔지만 한순간 팀에 불필요한 존재가 될 경우 자존심에 금이 갈 수 있다. 박지성은 맨유가 아니라도 네덜란드나 일본에서 은퇴할 수 있다고도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박수칠 때 떠나고 싶은 박지성이다. 떠밀려 방출당하는 모습으로 맨유 유니폼을 벗고싶지 않을 것이다. 그의 자존심상 맨유를 떠나면 은퇴할 가능성이 높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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