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에서 1승1무로 최용수 FC서울 감독(41)이 한 발 앞섰다. 홈에서 1대1, 적지에서 2대1로 승리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44)이 FA컵 8강전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고, 연장 접전 끝에 4대2로 승리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는 또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 날인 5일 '황새'가 '독수리'의 안방을 찾는다. 서울과 포항이 이날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1라운드를 치른다. 올시즌 첫 충돌이다. 이번 라운드 최고의 빅뱅으로 꼽힌다.
스토리가 있다. 두 사령탑은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동시대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동고동락했다.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도 함께 뛰었다. 황선홍은 플레이가 세밀하고 정교했다. 최용수는 선이 굵은 축구를 했다.
세월이 흘러 지도자로 변신했다. 아군이 아닌 적이다. 최 감독은 올해 대행 꼬리표를 뗐다. 황 감독은 부산에 이어 포항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감독으로는 다섯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역 시절 스타일이 묻어있다. 두 감독의 무게 중심은 공격 축구다. 스타일은 다르다. 최 감독의 축구는 채색화다. 화려하다. 황 감독은 수묵화에 가깝다. 소리없이 강하다.
서울은 3연속 무승부의 사슬을 끊고 29일 강원을 2대1로 물리쳤다. 극적인 반전이었다. 후반 종료 직전 데얀이 결승골이 터트렸다. 분위기가 고조돼 있다. "4월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다 잡은 경기를 놓쳐서 많이 힘들었다. 지난 경기에서 힘든 상황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저비터 골이 터졌다. 포항전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희망적인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 최 감독의 자신감이다. 상대가 황 감독이라 정신 무장은 또 다르다. 그는 "존경하는 선배지만 자존심이 걸렸다. 내가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지고 싶지는 않다. 이기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고 했다. 서울은 4위(승점 19·5승4무1패)에 랭크돼 있다. 1위 수원(승점 23·7승2무1패)과의 승점 차는 4점이다. 홈에서 포항을 상대로 2006년 8월 30일 이후 7경기 연속 무패 행진(6승1무) 중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있는 황 감독도 물러설 곳은 없다. 맞불이다. 베스트 11을 가동할 예정이다. 정규리그에서 갈 길이 바쁘다. 포항은 승점 14점(4승2무4패)으로 8위에 포진해 있다. 선두 경쟁에 가세하기 위해서는 고삐를 바짝 죄야한다. 황 감독은 서울의 데얀과 몰리나를 봉쇄한 후 활로를 뚫을 계획이다.
"어린이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줘 꿈과 희망을 선물하겠다." 두 감독의 공통분모다. 물론 내용은 다르다. 승부에서는 동상이몽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