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스페인전 앞두고 한숨 짓는 이유는?

기사입력 2012-05-06 11:22


최강희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5.01/

"김풍주 코치와 최덕주 수석코치도 연습시킬 판이야."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대표팀은 중요한 3연전을 앞두고 있다. 30일 '세계 최강' 스페인과의 원정 평가전을 시작으로 6월 8일과 12일에 각각 카타르(원정)와 레바논(홈)을 상대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러야 한다. 만만치 않은 상대와 장거리 이동이라는 부담까지 그야말로 살인일정이다.

최 감독은 일단 대표팀 이원화를 통해 해법을 찾으려 한다. 원정 경기인 스페인전과 카타르전은 상대적으로 이동 거리가 짧은 해외파에게 맡길 생각이다.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레바논전은 K-리거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릴 예정이다. 33명 정도를 뽑아 선수 이용폭을 넓혀 살인일정을 피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과거 박지성 이영표같은 부동의 주전이라면 모를까, 지금 유럽파와 국내파의 기량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차라리 대표팀을 이원화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세한 내용은 코치진과 상의를 통해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당장 있을 스페인과의 일전이다. 뽑을 수 있는 선수가 13~15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스페인전은 K-리그 14라운드(26일)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30일)과 기간이 맞물린다. 최 감독은 "예전 같으면 대표선수로서의 사명감과 애국심을 강조하고, K-리그 구단에겐 양보와 협조를 구했겠지만, 이젠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선배 감독들이 선수가 없다고 하면 속으로 '있는데 왜 저러시지' 생각했는데 진짜 대표팀 감독 되보니까 여러 상황 때문에 뽑을 사람이 없더라"며 웃었다.

일단 해외파 총동원령을 내렸다. 유럽파와 중동파를 중심으로 차출 가능한 모든 선수가 대상자다. 정조국(낭시) 석현주(흐로닝언) 유병수(알힐랄) 등도 선발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중동파를 제외하고 유럽파들이 시즌이 끝난다는 점이다. 3연전은 유럽 리그가 막을 내린 지 짧게는 2주, 길게는 4주 뒤에 열린다. 유럽파들이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간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은 기계가 아니다. 1년 가까이 뛰었다면 쉬어야 한다. 일정 기간 휴식한 뒤 몸을 서서히 끌어올리며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맑은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따로 관리하기도 애매하다. 최 감독은 "대표 선수를 어떻게 일일이 관리하나. 전화해서 '너 뽑을꺼니까 부상 조심해라'고 얘기하는거 넌센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최 감독은 일단 최종예선에 집중한다는 각오다. 그는 "스페인이 옆동네 팀도 아니고 세계 최강팀인데 멤버도 다 안데려 가면 스페인측에서 놀라지 않을까"고 농담을 던진 뒤, "평가전에 목숨 걸 필요는 없다. 월드컵 예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최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열렸던 중국과의 평가전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대회 앞두고 중국과 평가전에서 황선홍이 다치지 않았나. 결국 본선 한 경기도 못 뛰고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강호와의 대결이라해도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라는게 최 감독의 생각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월드컵 본선 티켓이기 때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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