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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에닝요(31·전북 현대)의 특별귀화가 필요한 것일까.
축구협회의 근시안적 행정
축구협회의 에닝요 귀화 문제는 근시안적 행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절차를 무시했다. 분명 축구협회의 상급기관인 체육회는 에닝요의 법무부 추천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만나 에닝요 특별귀화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의 상급단체인 체육회와 의견 조율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태극마크의 상징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 발탁은 경기력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인성 등 많은 부분이 고려돼야 한다.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축구 팬들도 납득을 시켜야 한다. 에닝요의 경우 국민정서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좋은 결과만을 위해 과정이 철저히 무시됐다. 뿐만 아니라 에닝요는 한국인과 결혼하지 않았다. 그가 귀화를 간절히 원했다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알려고 노력했어야 했다. 한국문화 적응력 부재는 법제상벌위가 추천 불가 이유로 꼽은 것 중 하나다.
체육 분야에서 선수나 지도자가 특별귀화를 할 경우 오직 대한체육회장만의 추천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 기관을 통해서도 추천이 이뤄질 수 있다. 국적법 제7조 제1항3호에 따르면 국회사무총장, 법원행정처장, 헌법재판소사무처장, 중앙행정기관장, 재외공관장, 지방자치단체장, 4년제 대학총장,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기관 또는 단체장의 추천이 있으면 특별귀화 심의대상이 된다. 체육분야 수상 또는 연구실적, 경력 등으로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자로 해석해 법무부장관이 심의에 부칠 경우에도 심의대상이 될 수 있다. 에닝요가 특별귀화 심의대상에 오르는데 문제가 없다는게 축구협회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의 입장은 다르다. 법제 상벌위 관계자는 "아무리 다른 기관에서 추천을 받았다고 할 지라도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에서 통과를 시킬지 미지수"라고 했다. 귀화 절차 기간도 상당히 오래 걸린다. 법무부 국적난민과에 따르면, 국적심의위원회는 1년에 4차례 밖에 열리지 않는다. 위원장의 재량에 따라 열리기도 하지만 극히 제한적이다. 특히 선수가 체육회가 아닌 다른 기관의 추천을 받으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국적난민과의 설명이다. 기간은 어느정도 단축될 수 있지만, 귀화 절차도 통상 최소한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6월 8일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 1차전과 12일 레바논과의 홈 2차전에 당장 에닝요를 기용할 수 없다.
에닝요보다 한국 우수자원이 훨씬 많다
체육회가 에닝요를 미추천한 결정적 이유 중 한가지는 포지션이었다. 법제상벌위 관계자는 "기술적인 부분은 축구협회가 더 잘 파악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법제상벌위에서는 한국선수들 중에서도 우수자원이 많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최강희 감독이 에닝요를 A대표팀에서 활용하게 될 경우 오른쪽과 왼쪽 측면 모든 부분을 고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측면 자원은 차고 넘친다. 최 감독 부임 후 치러진 두 경기에서 측면에는 한상운(성남)과 이근호(울산) 김치우(상주) 최태욱(서울)이 선을 보였다. 해외파까지 범위를 넓혀 보면 남태희(레퀴야)와 손흥민(함부르크)이 경쟁상대로 꼽힌다. 무엇보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이청용(볼턴)의 주전 확보는 떼논 당상이다. 세트피스가 강화되는 면에서도 '전담키커' 기성용(셀틱)이 버티고 있다.
법제상벌위는 또 외국인 쿼터 문제점도 고려했다. 에닝요가 이중국적을 가지고 뛸 경우 전북은 4명의 외국인선수를 사용하는 셈이 된다. 의도하진 않았으나 전북의 K-리그 장기집권에 대한 꼼수로 비쳐질 수 있다. 전북은 벌써부터 떠도는 구설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