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꼴찌 탈출시킨 결정적 장면

최종수정 2012-05-30 07:46

대전 유상철 감독.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대전 시티즌이 마침내 탈꼴찌에 성공했다. 대전(3승2무9패·승점 11)은 28일 홈에서 광주를 2대1로 꺾고 같은날 서울에 1대3으로 무릎을 꿇은 인천(1승8무8패·승점 8)을 제치고 15위에 올랐다. 3월 4일 경남과의 개막전에서 0대3으로 패해 최하위에 추락한 뒤 84일만의 일이다.

대전은 개막 후 6연패를 포함 10경기서 1승9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일찌감치 강등을 예약했다는 혹평을 들었다. 포스트시즌이 사라진 올시즌 K-리그는 1~30라운드까지 16개팀이 홈앤드어웨이로 경기를 치른 후 1~8위팀이 그룹A, 9~16위팀이 그룹B에 포진한다. 이어 14라운드를 더 치른 후 우승팀과 강등팀을 결정한다. 그룹을 나누더라도 승점은 연계된다. 그룹A의 1위가 우승이다. 그룹B의 두 팀은 2부 리그로 강등되는 것이 기본 골격이다. 계속된 부진에 유상철 감독의 경질설도 흘러나왔다. 유 감독은 안타까워하며 "분명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 한번만 계기가 되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자신감이 있는데…"라고 했다.

반전의 계기는 5월 5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찾아왔다. 대전은 당시 1위를 질주하고 있던 수원을 상대로 '무득점의 외국인 공격수' 케빈의 극적인 버저비터골로 2대1 승리를 거뒀다. 이 후 자신감이 붙은 대전은 FA컵 포함 5경기 연속 무패행진(3승2무)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형범 정경호 등 '공수의 핵'이 부상과 징계로 빠졌음에도 끈끈한 조직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 감독의 맞춤형 지도속에 선수들의 전술 소화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유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았을때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밖에서는 다르게 보였을수도 있지만, 우리는 강등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수원전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엄밀히 말하면 수원전이 열리기 전 가진 회식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유 감독은 수원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회식을 제안했다. 대전 지역지를 중심으로 유 감독의 경질설이 불거지고 있었던 시기였다. 유 감독은 식사 중 선수들에게 맥주 한잔씩을 권했다. 평소 술을 잘 하지 않는 유 감독의 권유에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감독님 그만 두시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놀란 선수들은 모두 유 감독에게 '더 잘할 수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분위기는 감독, 코치, 고참, 신인할 것 없이 서로 속얘기를 털어놓는 장으로 바뀌었다. 유 감독 부임 후 대전은 선수단에 변화가 있었다. 서로에 대해 더욱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다. 유 감독은 "이날 이 후 선수들간에 더 끈끈해진 무언가가 느껴지더라. 나도 선수들 대하는게 더 편해졌다"며 웃었다.

대전의 마지막 퍼즐은 바로 '팀 스피리트(TEAM SPIRIT)'였다. 끈끈해진 대전은 하위권 순위 싸움의 변수로 떠올랐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어느 팀을 만나던 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유 감독은 "휴식기동안 공수 조직력을 조금 더 가다듬을 예정이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만큼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전은 선수단에 3박4일간 휴가를 준 뒤,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대전에서 정상 훈련을 할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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