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망받던 유망주였다.
프로 유스팀에서 실력을 키웠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K-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십자인대 파열은 고교생 축구선수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부상이었다. 프로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대학의 문을 두드렸으나, 열리지 않았다. 절치부심하던 차에 얻은 마지막 기회, '후회를 남기지 말자'는 생각에 마지막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김동녘(21)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꽃을 피우기도 전에 떨어졌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긴 겨울을 이겨내고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의학 및 재활치료로 유명한 한 병원에서 조직한 FC SOL에 입단하면서 재활과 컨디션 조절을 병행하고 있다. 3일 강원도 강릉의 강원FC 클럽하우스 연습구장에서 열린 강원FC전에서는 전후반 경기를 대부분 소화하면서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김동녘의 에이전트인 류재현 NJ스포츠 대표는 "몇몇 K-리그 팀에서 기량을 보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한 프로데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한 축구 관계자는 "한 차례 아픔이 있어서 그런지 기를 쓰고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면서 "조금만 더 다듬으면 충분히 K-리그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은 것이 다시 축구화 끈을 동여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동녘은 "축구를 계속하고 싶어 몸을 만들어 대학에 들어가려고 했다.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하던 차에 재활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입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부모님은 축구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 프로 입단, 대학진학의 길이 막힐 때마다 큰 상처를 받으셨다. 처음에 재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다. 지금은 누구보다 큰 격려를 해주고 계신다"고 웃었다.
FC SOL은 김동녘과 비슷한 처지의 선수들이 모여 결성된 팀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재활과 운동을 병행해 한 차례 좌절을 맛봤던 프로의 문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야구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와 비슷한 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K3 및 내셔널리그팀과 연습경기를 하면서 대승을 거두는 등 입소문을 타고 있다. 김동녘은 "다른 곳에서는 아파도 복잡한 절차를 거쳐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는 운동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어 훨씬 효과가 좋은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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