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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동네에서 축구를 할때면 가장 잘하는 친구는 최전방 공격수를, 가장 못하는 친구는 골키퍼를 시켰다. 한국 축구에서 스트라이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녔다. 대표팀 수비수 중에서 왕년에 득점왕 경험이 없는 선수가 드물 정도다. 스트라이커는 최전방 공격수 뿐만 아니라 가장 볼을 잘차는 선수를 의미했다.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이상 은퇴)-이동국(전북) 등으로 이어진 스타의 줄기는 곧 스트라이커의 계보였다.
한국 축구도 이와 닮아가고 있다. 대형 공격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미드필더 박지성(맨유) 김남일(인천)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이 스타로 떠올랐다. 홍명보호를 보면 더 잘 보인다. 미드필더들이 팀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기존의 선수들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레퀴야) 등이 합류하는 홍명보호의 미드필드는 역대 최강으로 꼽힌다. A대표팀 경험 있는 선수들이 최종엔트리에 선발되지 못할 정도다.
역대 올림픽대표팀의 스타는 스트라이커의 몫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서정원,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의 최용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이동국,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조재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박주영(아스널)까지. 그러나 홍명보호는 다르다. 오히려 가장 약한 포지션으로 분류된다. 7일 시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도 김현성(FC서울)-김동섭(광주)이 차례로 최전방을 맡았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홍 감독은 스트라이커진 보강을 위해 박주영의 와일드카드 선발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미드필드에 스타가 북적거리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축구황제' 호나우두(은퇴) 이후 눈에 띄는 스트라이커가 없다. '최고 선수'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도 엄청난 득점력을 보이고 있지만 전형적인 9번(스트라이커의 등번호)은 아니다. 점차 컴팩트해지고, 빨라지는 현대축구에서 골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최전방 공격수는 계륵이 되고 있다. 빠르고 기술이 좋은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활용하기 위해 투톱보다는 원톱, 심지어 제로톱 전술까지 유행하며 스트라이커의 입지를 작게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