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호날두를 위한 변명

기사입력 2012-06-08 14:30


사진캡처=UEFA홈페이지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유로2012. 그 중에서도 최고의 스타는 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다.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 맞설 수 있는 유럽의 대항마다. 온 몸이 무기다. 발군의 스피드와 현란한 발재간에 타점 높은 헤딩,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는 폭발적인 슈팅, 무회전 프리킥까지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재능을 갖고 있다. 올시즌에도 각종 대회에서 무려 60골을 터뜨렸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실패가 아쉽지만, 바르셀로나를 넘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컵을 안았다.

그러나 그는 메시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한다. 꾸준히 골을 터뜨렸지만, 발롱도르는 메시의 몫이었다. 메시는 3년 연속 발동도르의 주인공이 됐으며, 올해도 가장 강력한 수상후보다. 호날두가 갖고 있는 '큰 경기에 약하다'는 선입견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동안 엘 클라시코에서 죽을 쓰던 호날두는 올시즌에만 3골을 넣었다. 그러나 이미지는 바뀌지 않았다. 조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메시는 50골을 넣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의 50골은 가치가 없다. 지난 시즌 42골을 넣고도 우승을 하지 못한 호날두처럼 메시의 50골도 가치가 없는 골일 뿐이다"며 호날두의 발롱도르 수상을 지지했다. 그러나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도 이렇게 생각할지는 미지수다.

유로2012는 호날두의 선입견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호날두는 메시만큼이나 대표팀에서 부진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호날두에게 대표팀 성적이 부진하다는 것은 가혹한 평가다. 그는 A매치 82경기에 출전해 30골을 기록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기록만큼은 아니지만 국제무대에서는 괜찮은 성적이다. 호날두가 A대표팀 주전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2003년부터 포르투갈은 유로2004 준우승을 포함해, 메이저대회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 유로2012 예선에서도 7골을 넣으며 팀내 최다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호날두가 상대적으로 대표팀에서 부진한 이유는 팀 구성과 관계가 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에 의존하고 있지만, 그가 최상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전술을 구사하지는 않는다. 호날두는 연계 능력이 뛰어난 포워드와 헌신적인 윙어, 간결한 패스를 구사하는 미드필더와 함께 카운터어택 형태의 공격전술을 펼칠때 최상의 기량을 발휘한다. 맨유, 레알 마드리드 모두 호날두가 마음껏 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다르다. 엘데르 포스티가는 활동량은 많지만 연계능력이 떨어지며, 나니는 호날두만큼이나 이기적인 선수다. 라울 메이렐레스나 주앙 무팅요는 좋은 미드필더지만 폴 스콜스, 사비 알론소 같은 패서는 아니다. 오히려 골을 만드는 것보다 넣는 장면에서 더 돋보이는 선수들이다. 포르투갈은 호날두에 의존하지만,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호날두 의존증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본선에서는 결국 호날두에게 공격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죽음의 조'에 속했다는 점이다. 호날두의 1대1에 의존한 단순한 공격으로는 넘을 수 없는 팀들만 포진해 있다.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3연속 4강 이상을 기록한 '전차군단' 독일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4년 전 유로 2008에서도 이미 포르투갈을 제압한 바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준우승팀 네덜란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팀이다. 탄탄한 조직력과 톱클래스 공격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덴마크가 비교적 해볼만한 팀으로 꼽히지만, 유로2012 예선에서도 한 조에 속해 포르투갈을 밀어내고 조 1위를 치지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최근 포르투갈은 유로2012을 앞두고 가진 2차례 평가전에서 졸전을 펼쳤다. 호날두는 페널티킥까지 실축하는 등 메이저대회 부진을 반복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듣고 있다. 호날두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의 대표팀은 중요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부족한 모습은 유로2012 본선에서 개선될 것이다. 포르투갈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우승후보는 포르투갈 다음이 스페인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호날두가 지네딘 지단(프랑스)이나 호나우두(브라질) 같은 위대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메이저대회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 이에 앞서 메시와의 발롱도르 전쟁에서도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번 유로2012 트로피가 절실하다. 포르투갈을 상대하는 팀들은 호날두를 막는 것을 최대 과제로 여기고 있다. 이 것이 에이스의 숙명이다. 에이스에 주장의 책임감까지 진 호날두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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