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축구판 백년전쟁'서 찾은 맨시티 EPL 우승 이유

최종수정 2012-06-12 12:59

12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돈바스 아레나에서 펼쳐진 잉글랜드-프랑스의 유로2012 D조 1차전. 29번째 '축구판 백년전쟁'은 왜 맨시티가 지난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에 설 수 있었는가를 증명한 한판이었다.

맨시티는 지난시즌 '우승 가뭄'을 청산했다. 44년 만이었다. 구단주의 '통 큰 투자'가 결실을 맺었다. 개인 자산이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재벌 만수르는 2008년 맨시티를 인수한 뒤 돈다발을 풀었다. 3년간 팀 리빌딩에 9억3040만파운드(약 1조7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매시즌 4~5명의 스타 플레이어들을 사모았다.

지난시즌 우승의 환희를 만끽한 맨시티의 주역들 중 이번 유로2012에 참가한 선수들은 총 7명이다. 잉글랜드와 프랑스에는 각각 세 명과 두 명이 포함돼 있다. 잉글랜드에는 센터백 졸레온 레스콧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 골키퍼 조 하트다. 프랑스에는 중앙 미드필더 사미르 나스리와 왼쪽 풀백 가엘 클리시다. 이날 두 팀의 충돌에서 '장군멍군'은 모두 맨시티 선수들이 불렀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전반 30분 레스콧이 먼저 골을 신고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스티븐 제라드(리버풀)의 자로잰 듯한 프리킥을 골문 정면에서 헤딩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A매치 데뷔골이었다. 레스콧은 2009년 맨시티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수비수임에도 높은 골 결정력을 갖췄다. 에버턴 소속이던 2007~2008시즌 10골을 넣을 정도였다. 로베르토 만시니 감독이 선호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기까진 시간이 필요했다. 빈센트 콤파니와 찰떡호흡을 맞출 적임자가 되기까지 3시즌이나 걸렸다. 대표팀에서도 입장은 비슷했다. 레스콧은 측면과 중앙 수비가 모두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였다. 그러나 정확한 포지션을 잡지 못했다. 중앙 수비에선 리오 퍼디낸드(맨유)와 존 테리(첼시)에게 밀렸다. 측면 수비는 글렌 존슨(리버풀)과 애슐리 콜(첼시)의 몫이었다. 2007년부터 잉글랜드 대표로 발탁됐지만 17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유다. 그런 그가 지난시즌부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리그 우승에도 일조했고, 대표팀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날도 세트피스 시 공격 뿐만 아니라 물샐 틈 없는 수비로 프랑스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밀너도 맨시티 우승 멤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밀너는 2010년 애스턴빌라에서 맨시티로 둥지를 옮겼다. 축구전문가들이 그를 칭찬하는 것 중 하나가 '근성'이다. 전통적인 영국식 윙어로 좋은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측면을 돌파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린다. 많은 득점찬스를 양산한다. 각급 연령대 대표를 거친 밀너는 맨시티 입단 이후 급성장했다. 대표팀에선 시오 월컷(아스널)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듯 했지만, 지난시즌 맨시티에서의 맹활약이 로이 호지슨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프랑스전에서도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격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수비가담도 돋보였다.

골키퍼 하트는 맨시티와 잉글랜드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다. 2007년 맨시티에 입단하긴 했지만 나이가 어려 2009~2010시즌까지 임대생활을 했다. 2009년 12월 만시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주전으로 기용됐다. 빠른 판단력과 동물적인 감각이 뛰어나다. 지난시즌 리그 최소실점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고민을 한번에 해결해줄 선수로 급부상했다. 대표팀은 데이비드 시먼 이후 대형 수문장 부재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번 프랑스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무려 15개의 슈팅을 막아냈다. 이 중 슈퍼세이브도 6개나 된다.

프랑스로 눈을 돌리면 나스리가 있다. 나스리는 지난시즌 아스널에서 맨시티로 이적했다. 만시니 감독은 중원의 투박함을 없애고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적임자로 나스리를 점찍었다. 2500만파운드(약 453억원)를 투자하는 것은 아깝지 않았다. 예상대로 맨시티의 화룡정점이었다. 프랑스 대표팀에선 이미 2007년부터 '제2의 지단'으로 불리던 그였다. 모든 공격은 그의 발을 거친다. 적절한 공수조율과 창의적인 플레이가 '아트사커의 중원 지휘관' 지단과 닮았다. 잉글랜드전에서도 나스리는 지단을 연상케했다. 특히 0-1로 뒤진 전반 39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많은 골을 넣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중요할 때 제 몫을 다해주는 선수로 효용가치가 높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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