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향합니다 '홍명보 리더십'

기사입력 2012-06-14 14:30


◇홍명보 감독은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박주영의 병역 연기 해명 기자회견에 동석해 눈길을 끌었다. 홍 감독이 박주영과 나란히 앉아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장면 1>

지난 7일 올림픽대표팀의 센터백 홍정호(23·제주)가 아픈 다리를 절뚝이며 올림픽대표팀의 시리아 평가전 현장을 찾았다. 후방 십자인대파열로 런던행 꿈이 무산된 직후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좌절했을 '애제자'를 향해 인터뷰를 통해 잊지 못할 메시지를 전했다. "런던올림픽 메달을 정호에게 선물하겠다."

<장면 2>

지난달 귀국 직후 한달 가까이 칩거한 박주영(27·아스널)이 13일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병역 연기 논란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장을 향한 발걸음에 앞장 섰다. "박주영이 안가겠다면 내가 대신 가주겠다고 말하려고 왔다"고 했다.


◇인천공항 기자회견에서 애제자 홍정호와 어깨동무를 하고 포즈를 취한 홍명보 감독

◇7일 올림픽대표팀의 시리아평가전 아픈 다리를 이끌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홍정호.
홍명보 리더십은 언제나 선수를 향해 있다.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일일이 헤아리고 움직이고 다독일 줄 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팀' 정신이다. 팀 정신에 해가 되는 모든 것은 '악'이다. "우리팀은 전원이 베스트11"이라는 홍 감독의 말은 빈말이 아니다. 올림픽대표팀 엔트리 발표 때도 방법론을 놓고 고민을 거듭한다. 경기 직전 미팅을 통해 발표하기 때문에 미디어나 다른 통로로 미리 노출되는 일도 없다. 끝까지 '경쟁'이고 끝까지 '희망'이다. 선발의 원칙은 언제나 "당일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 팀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가장 잘 돼 있는 선수"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홍 감독의 리더십이 빛났다.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선수들을 다독였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꿈이 좌절된 제자를 위로했고, 가장 빛나야 할 시기에 여론의 비난과 맞닥뜨린 제자의 잘못을 감싸안았다. 미디어에 유독 '까칠'하다는 박주영을 카메라 앞에 불러냈다. 대중과의 소통을 무리하게 설득하지 않았다. 스스로 결정하게 했다. 하지만 '어려운 자리'에 함께 했다. 고통 분담을 자청했다.

오재석, 윤석영, 황도연 등 20세 이하 대표팀 시절부터 홍 감독과 동고동락해온 소위 '홍명보의 아이들'은 홍 감독 얘기만 꺼내면 약속이라도 한 듯 엄지부터 치켜든다. "와~ 최고죠!"라는 말엔 진심이 깃들어 있다. 의례적인 찬사가 아니다. 실력, 카리스마, 인간미 모든 면에서 그 또래 선수들이 꼭 닮고 싶은 '멘토'다.

대중은 똑똑하다. 병역 연기와 관련 3개월 넘게 들끓은 비난 여론이 잦아든 건 박주영의 일회성 사과 때문이 아니다. 축구스타가 고개 한번 숙였다고 해서 하룻만에 성난 민심이 되돌아서진 않는다. 축구팬이 믿기로 작정한 건 박주영이 아니라, 박주영의 선배이자 스승인 홍명보다. 그의 사과를 보증하고 나선 '인간' 홍명보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선수와 팬의 마음을 움직이는 '홍명보 리더십'은 힘이 세다. 박주영은 물론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에게 미칠 파장이 크다. 2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 3-4위전에서 기적같은 동메달을 맛본 홍명보호에서 박주영은 절대적인 선배다. 홍 감독은 강력한 추진력과 믿음으로 '박주영 문제'를 정면돌파했다. "너를 위해 군대라도 대신 가주겠다"는 스승 앞에 충성을 다하지 않을 제자는 없다. 홍정호와 박주영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된 홍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에 나를 외면하지 않을 스승'이다. 런던올림픽, 믿음으로 하나 된 '홍명보의 아이들'의 발끝에 뜨거운 기대를 거는 이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