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휘 5850분 만에 쓰러졌다, 부분 골반 근육 파열

최종수정 2012-06-18 09:16

울산 곽태휘. 사진제공=울산 현대

우려가 현실이 됐다.

'철인' 곽태휘(31·울산)가 결국 쓰러졌다. 17일 경남전을 시작하기 전 몸에 이상을 느꼈다. 몸풀기를 마친 뒤 마지막 날린 슈팅이 화근이었다. 왼쪽 골반 쪽에 고통을 호소했다. 절뚝거리면서 라커룸으로 향했다. 출전이 힘들었다. 곽태휘는 곧바로 팀 지정병원인 울산대 병원으로 긴급후송됐다. 검사 결과, 부분 골반 근육 파열이었다. 다행히 걱정했던 인대 쪽 손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회복까지 2주 정도 예상된다.

곽태휘가 부상을 당한 것은 올시즌 24경기 만이다. 우선 K-리그(15경기)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7경기)를 합쳐 22경기에 출전했다. 여기에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경기(8일 카타르전, 12일 레바논전)에서도 주전 멤버였다. 전 경기 모두 90분을 소화했다. 결장은 4월 25일 서울전(2대2 무)에서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한 것이 유일하다. 일본 J-리그 교토상가에서 국내로 유턴한 지난시즌에는 47경기 중 무려 41경기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지난시즌부터 뛴 시간으로 따지면 5850분 만이다.


참 운명이 얄궂다. 평발이라는 악조건을 딛고 축구를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곽태휘는 아프기도 참 많이 아팠다. 대구공고 1학년 시절부터 중요한 순간마다 부상으로 좌절했던 시간이 부지기수다. 프로 8년차인 곽태휘가 부상없이 한 시즌을 보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일 정도다. 고 2때 훈련 도중 왼쪽 눈의 망막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실명 직전까지 갔다. 고 3때는 허리디스크을 앓았다. 중앙대 4학년 때는 어깨 근육을 다치는 시련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입문한 프로에서도 2008년 왼발목을 다쳤다. 6개월간 재활했다. 헌데, 같은 해 11월에는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쓰러졌다. 10개월을 또 다시 날려버렸다. 시련은 끊이지 않았다. 2010 남아공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생애 첫 월드컵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번엔 왼쪽 무릎이 문제였다. 곽태휘에게는 '비운의 황태자'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니는 이유다.

또 중요한 순간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곽태휘의 공백으로 울산은 고비를 맞았다. 20일 성남 일화와 FA컵 16강전에서 단두대 매치를 치러야 한다. 24일에는 리그 선두 FC서울 원정을 떠난다. 부담스럽다. 숨돌릴 틈도 없이 3일 뒤에는 포항 스틸러스와 리그에서 충돌한다. 최소 2주간 결장이 예상되는 곽태휘는 다음달 1일 전남 원정까지도 출전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요즘 두통이 부쩍 늘어난 '철퇴왕' 김호곤 울산 감독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 감독은 "생각지도 못한 선수가 부상을 당해 고민이 크다. 수비조직력을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곽태휘가 부상에서 회복하는 동안 측면 수비로 나섰던 강민수가 이재성과 호흡을 맞추게 될 것이다. 다른 윙백 자원들도 잘 녹아들 수 있도록 훈련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게 된 울산이다. 곽태휘가 없어도 '철퇴축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곽태휘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야 더 강력한 '철퇴'가 완성된다. 곽태휘가 안은 부상이 울산에겐 소중한 선물이 될 수 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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