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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감독들에 대한 선입견 중 하나가 '세계 축구의 최신 트렌드에 약하다'는 것이다. 유럽축구 마니아들은 '구식 축구를 하는 K-리그가 재미없다'며 평가절하 하기도 한다. 그러나 17일 K-리그 16라운드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K-리그도 제로톱 열풍에 합류했다. 포항과 제주는 '9번(스트라이커의 대표 등번호)'없이 황진성(포항), 산토스(제주)같은 미드필더롤 '가짜 9번'으로 배치한 제로톱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요반치치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성남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에벨찡요를 활용한 제로톱 전술을 주요 전술로 활용하고 있다. 색다른 실험을 한 포항, 제주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제로톱 전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드에서 더 기술적이고 짜임새 있는 경기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력이 극대화돼야 한다. 그러나 포항, 제주 모두 능동적인 전술 변화였다기 보다는 공격진의 부상, 부진에 따른 일시적인 변화였다. 양 팀 사령탑도 인정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공격진의 부상이 많은 상황에서 미드필더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전체적인 변화를 줬다. 하지만 생각한 것 만큼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그래서 후반에 다시 변화를 주고 경기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전 "수원이 우리 전술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한 박경훈 제주 감독도 "전술적으로 굉장히 큰 변화를 준 경기였다. 우리 공격진을 활용하기 위한 전술이었지만 전반 실점으로 후반 전술에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사실 K-리그는 전술적으로 단조로운 느낌이 있다. 한 팀의 얼굴인 전술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진다면 K-리그에 대한 화제도 늘어난다. 그래서 제로톱 전술은 미약하지만 의미있는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