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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은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종종 경기장을 찾아 막내 아들을 지켜봤던 아버지였다. 2009년 컵 대회 우승 때도 곁에서 응원했다. 같은 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때는 일본까지 날아가 축하를 건넸다. 마지막으로 경기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달 26일 경남전이었다. 앰뷸런스를 타고 오는 열의를 보였다. 아버지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 해도 노병준에겐 큰 힘이었다.
그래서 노병준에게 울산전은 누구보다 남달랐다. 그러나 그토록 바랐던 승리를 놓쳐버렸다. 전반 13분 신진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이 뼈아팠다. 왼쪽 골 포스트를 향해 찼지만 미리 예측한 김영광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자신이 차길 원했다. 아니, 차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골 세리머니와 함께 승리도 선사하고 싶은 의욕과 열망이 컸다. 다행히 0-1로 뒤지던 전반 30분 동점골이자 올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좋은 득점찬스를 번번이 날려버렸다. 전반 32분에는 골키퍼 김영광과 일대일로 맞서는 득점 기회에서 주춤했다.
노병준은 '조커 요원'이다.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면서 득점 기회를 양산한다. 상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그의 플레이가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다. 그런데 최근 선발 출전이 잦아졌다. 아사모아, 조찬호 등 주전 공격수들이 부상에 발목이 잡혀 선발 요원으로 기용되고 있다. 비록 골은 터뜨리지 못했지만, 17일 서울전(1대0 승)과 23일 제주전(1대0 승)에서 팀의 2연승에 일조했다. 내심 3연승을 바랐다. 무엇보다 울산과의 악연을 끊고 싶었다. 포항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울산을 만나 두 차례 페널티킥 기회를 모두 놓쳤다. 울산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연거푸 막혔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노병준은 자신의 발로 '페널티킥 악몽'에 빠진 팀을 꺼내고 싶었다. 그러나 물거품이 됐다. 울산전 4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노병'의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