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한배 탈 박항서-최용수의 '얄궂은 만남'

기사입력 2012-06-28 21:27



박항서 상주 감독과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얄궂은 만남을 가졌다. 일주일 뒤 사제관계로 변신할 이들이 K-리그 무대에서 적으로 만난 것. 다음달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2년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에서한 박 감독과 최 감독은 히딩크호에 함께 승선한다. 박 감독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TEAM(팀) 2002'의 코치로, 최 감독은 선수로 2002년 한-일월드컵의 감동을 재연할 예정이다.

올스타전을 일주일 앞두고 28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18라운드에서 맞딱드린 두 감독은 올스타전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벌써 10년전의 추억에 잠긴 듯 표정에는 웃음이 넘쳤다.

박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벤치에 앉아있는건 K-리그나 올스타전이나 똑같기 때문이다. "나는 아무것도 안하는데…. 히딩크 감독님이 다 알아서 하시겠지." TEAM 2002에서 주장 완장을 찰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과의 통화 내용도 전했다. "홍 감독이 전화가 왔는데 '선발 명단 누가 짜냐'고 물어보니 '히딩크 감독이 짜겠죠?'라고 답하더라. 그래서 '너희가 다 감독들인데 너희들끼리 알아서 짜라'고 답했다." 벤치가 곧 권력(?)이다. '박 감독이 직접 선발 명단을 짜게되면 상주에게 패배를 안게 한 제자 감독들을 풀타임 뛰게 시키는 것 아니냐'는 등 취재진과의 농담이 오갔다. 박 감독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에이~. 승부는 승부일뿐"이라며 원칙적인 답변을 내놨다. 박 감독이 이끄는 상주는 올시즌 황선홍 감독의 포항과, 최용수 감독의 서울, 유상철 감독이 이끄는 대전에 1패씩 안았다.

최근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 경기 전 표정이 굳어있던 최 감독도 올스타전 얘기가 나오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축구화를 다시 신은지 3일 됐다. 서울 선수들에게 피해(?)가 안되는 선에서 함께 뛰고 있다. 뛰어보니 이미 사회인 몸이더라." 비록 훈련장이지만 오랜만에 그라운드에서 뛰어보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단다. 그래서 내린 결론일까. 경기력보다는 출전에 의미를 두겠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님께서 출전 시간을 결정하시겠지만 나에게 주어질 시간이 많을 것 같지 않아 걱정없다(웃음). 그날 마음 편하게 즐길 것이다. 2002년에 국민들에게 받은 성원을 다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경기전 미소 가득했던 두 감독의 표정은 90분 뒤 엇갈렸다. '제자' 최 감독이 '스승' 박 감독의 얼굴을 또 다시 굳게 만들었다. 이날 열린 경기에서 서울이 전반 37분 터진 고요한의 결승골을 앞세워 상주에 1대0 승리를 거뒀다. 3경기만에 승점 3을 추가한 서울(승점 38·11승5무2패)은 선두 전북(승점39·12승3무3패·골득실차 +23)과 2위 수원(승점39·12승3무3패·골득실차 +18)에 이어 3위를 지켰다. 상주는 2연패의 늪에 빠지며 강등권인 15위(승점14·4승2무12패)를 벗어나지 못했다.


상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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