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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발로텔리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포즈난(폴란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6.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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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슈퍼 마리오'는 마리오 발로텔리(21·맨시티)였다.
이탈리아와 독일의 최전방에는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두 명의 공격수가 포진해 있었다. 하나는 이탈리아의 발로텔리, 또 다른 하나는 독일의 마리오 고메스(27·바이에른 뮌헨)였다. 팽팽한 경기가 예상됐던만큼 두 마리오 중 누가 폭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 전까지 이번 대회서 3골을 넣으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던 고메스의 우세를 점치는 이가 많았다. 그러나 승자는 발로텔리였다. 보잘 것없는 배관공에서 공주를 구하는 영웅으로 변하는 '슈퍼 마리오'의 스토리처럼 발로텔리는 가장 중요한 순간 '악동에서 영웅으로' 탈바꿈했다.
발로텔리는 엄청난 재능만큼이나 기행으로 유명하다. 여자문제, 동료와 충돌, 각종 사고 등 다 열거하기에는 지면이 모자라다. 축구사에 '악동'으로 불린 선수들은 많았지만 기행의 양과 질에서 발로텔리를 능가할 선수는 거의 없다. 감독들은 그의 재능에 감탄했지만, 컨트롤할 수 없는 그의 기질에 실망하곤 했다. 2010년 세계 최고 유망주에 주어지는 골든보이상을 수상했지만 계속된 기행에 자국 팬들마저 등을 돌렸다. 선수단 장악능력에 관해선 최고라 평가받던 조제 무리뉴 감독조차 발로텔리에 관해선 고개를 저었다. 결국 그는 맨시티로 이적했다. 이적 후에도 잦은 사건사고로 꾸준함을 보이지 못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혹평이 뒤따랐다.
유로2012를 앞두고 이탈리아의 주전 공격수 쥐세페 로시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안토니오 카사노의 파트너를 찾던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발로텔리를 낙점했다. 프란델리 감독의 선택에 도박이라는 평이 이어졌다. 세간의 평가는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 발로텔리는 조별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치 못했다. 특유의 자신감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는 머뭇거리다 슈팅도 못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8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아일랜드와의 최종전에서 환상적인 시저스킥으로 첫 골을 뽑았다.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는 가장 부담이 크다는 승부차기 첫 키커로 나서 성공시키는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예열을 마친 발로텔리는 마침내 독일과의 4강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둘러싼 논란을 일축시키고 왜 발로텔리가 차세대 최고의 선수인지를 증명해냈다. 발로텔리는 전반 20분 카사노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며 첫골을 뽑았다. 36분에는 몬톨리보의 기가 막힌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두번째 골을 터뜨렸다. 순간적인 스피드와 강한 파워, 수비를 따돌리는 움직임까지 최고였다. 두번째 골 이후 유니폼을 벗고 보여준 남성적인 세리머니는 그만의 스타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발로텔리는 후반 25분 안토니오 디 나탈레와 교체돼 나왔다. 카메라는 계속 발로텔리를 응시했다. 최고의 순간 교체아웃된 것에 불만을 품지 않을까 때문이었다. 그러나 발로텔리는 진심으로 이탈리아를 응원했다. 맨시티에서 드라마같은 한해를 보낸 발로텔리는 성숙해졌다. 팀스피리트(TEAM SPIRIT)에 눈을 뜬 발로텔리는 진짜 무서운 선수가 됐다.
이탈리아는 29일(한국시각) 폴란드 내셔널 스타디움 바르샤바에서 열린 독일과의 4강전에서 발로텔리의 2골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3골로 득점 선두에 나선 발로텔리는 스페인전에서 골을 추가할 경우 득점왕도 가능하다. 1년 내내 기적같은 드라마를 이어온 발로텔리는 이번 유로2012 신데렐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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