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을 들어올릴 때마다 선수들의 몸값은 올라간다. 그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바로 연봉이다. 선수들의 기본급이 많아지면 선수단 운영의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다.
1일 포항은 확 바뀌어져 있었다. 선두권을 질주하는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5골을 쏟아부었다. 공격력 기근에 허덕이던 포항이 아니었다. 변화의 중심에는 '포항의 아이들'이 있었다.
포항은 포철동초-포철중-포철공고로 이어지는 유스 시스템을 일찌감치 구축했다. 어린 선수들을 키웠다. 유스 출신 선수들은 팀의 활력소가 됐다. 지난 시즌 이후 그 비중을 차츰 높였다. 1일 경기 선발 11명 가운데 포항 유스 출신은 4명이나 됐다.
수원전에서 골을 넣은 선수들은 대부분 유스 출신이다. 프로 2년차 신진호는 포철공고를 나왔다. 2007년 K-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포항에 입단했다. 당장 자리가 없었다. 2007년 영남대로 갔다. 2008년부터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비운의 천재' 김병수 감독이 영남대로 부임해 신진호를 키웠다. 지난해 포항에 입단한 신진호는 2군리그 도움왕에 올랐다. 개인 능력과 패싱력 여기에 슈팅력까지 갖추었다. 올 시즌 1군에 올랐다. 포항의 철인 김기동이 멘토다. 김기동이 은퇴하자 그의 등번호인 6번을 물려받았다. 포항이 야심차게 준비한 제로톱의 중심이다. 가짜 9번 역할을 맡은 황진성의 뒷공간에서 2선 침투를 하는 역할이다. 전반 13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두번째골 역시 황선홍 감독이 주문한 역할에 충실히 따른 결과다.
이 골을 도와준 이명주 역시 포항 유스 출신이다. 신진호의 2년 후배다. 신진호와 함께 중원을 책임지는 역할이다. 신진호보다는 조금 더 뒤에 위치한다. 상대의 미드필더들을 막아내고 공격을 풀어내는 역할을 한다. 올 시즌 신인으로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부상했다.
전반 18분 세번째골과 후반 17분 다섯번째 골을 집어넣은 황진성과 고무열 역시 포항 유스가 키워냈다. 황진성은 포항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왼발이 일품이다. 황진성이 없었다면 포항의 제로톱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무열 역시 지난해 강력한 신잉왕 후보로 이번 골로 자신감을 얻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경기를 통해 가장 큰 자신감을 얻은 이는 황선홍 감독이다. 안팎으로 위기인 상황에서 자신이 구상한 '유스 시스템 활용'과 '제로톱'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앞으로의 돌풍을 예고했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