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경기 후 10골 너스레 떤 사연

기사입력 2012-07-02 08:13


황진성이 골을 넣고 골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포항스틸러스

"어찌하죠. 이제 폭죽이 다 터진 것 같은데."

포항 홈경기를 담당하는 김태형 과장은 급하게 상사에게 무전을 쳤다. 경기 중 골이 터졌을 때 하늘로 쏘아올리는 폭죽이 바닥났다. 이제 겨우 전반 18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골폭풍 때문이었다. 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9라운드 경기에서 포항은 전반 18분만에 3골을 몰아쳤다. 4번째골이 터지게 되면 폭죽을 터뜨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골이 터지지 마라고 기도할 수도 없었다. 이리저리 폭죽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구할 방법이 없었다. 경기장 폭죽을 취급하는 곳은 포항에 없다. 모두 대구에 있는 업체에 맡겨놓았다. 아쉬움에 발발 동동 굴렀다.

하프타임 김 과장의 고민은 해결됐다. 폭죽을 담당하는 업체의 준비성이 돋보였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10여발을 채워놓았다. 포항이 스틸야드에서 수원만 만나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많은 골이 터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경기에서 승리하면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음도 고려했다. 대승이 아니더라도 승점 3점을 챙긴다면 남아있는 폭죽을 쏘아올릴 생각이었다. 하늘로 올라가는 폭죽만큼 승리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후반 10분 김대호, 후반 17분 고무열의 골이 터졌을 때 폭죽이 스틸야드 하늘을 수놓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다시 한번 폭죽 소리가 스틸야드 전역을 감쌌다.

뒤늦게 사정을 접한 장성환 포항 사장은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장 사장은 "미리 10여발이 준비되어있는 것을 알았더라면 선수들에게 한 10대0으로 이기라고 부탁할 걸 그랬다"며 농담을 던졌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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