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0 포항vs수원, 이적료는 4억원 vs 56억원

최종수정 2012-07-02 09:10

신진호(6번)가 골을 넣은 뒤 골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항스틸러스

프로는 돈이다. 비싼 선수는 돈값을 한다. 저렴한 선수들보다는 골을 더 많이 넣는다.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전 세계 프로스포츠팀들이 더욱 많은 돈을 가지고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프로는 돈'이라는 공식이 1일 포항스틸야드를 피해갔다. 포항과 수원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9라운드다. 포항은 수원을 5대0으로 대파했다. 수원은 창단 이후 최다골차 패배의 멍에를 졌다. 그것보다 더 뼈아픈 것이 바로 선수들의 몸값 차이다.

이날 양 팀 베스트11 선수들의 이적료를 비교했다. 외국인 선수는 뺐다. 이적료는 그동안 언론에 나온 추정치다. 트레이드에 현금을 얹어주는 경우는 집계에서 뺐다. 얼마의 현금이 오갔는지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 결과 이날 수원의 베스트11의 이적료 총합은 56억원이었다. 반면 포항은 4억원에 불과했다.

수원은 2011년 정성룡을 성남에서 영입할 당시 20억원을 지불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서정진을 데려오는데 15억원을 전북에 주었다. 2011년 울산과의 오장은 이적 과정에서도 15억원이 들었다. 이용래는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2011년 경남에서 이용래를 데리고오면서 지불한 금액은 6억원에 불과했다. 이 총합이 56억원이다.

포항은 선발 11명 가운데 돈을 주고 데려온 경우는 단 2명에 불과하다. 자유계약시절이었던 2006년 박희철을 영입하는데 3억원이 들었다. 2008년 노병준을 데리고 오는데 1억원이 들었다. 당시 노병준은 오스트리아 GAK에서 뛰다가 계약이 해지된 상태였다. 당시 K-리그의 규정상 해외에서 뛰던 선수가 복귀할 때는 원소속팀에 이적료를 주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포항은 노병준의 원소속팀인 전남에 1억원을 주고 포항으로 데려왔다.

포항이 단 4억원의 이적료로 선발 11을 꾸릴 수 있었던 것은 유스시스템 덕택이었다. 황진성과 신진호 이명주 김대호 모두 포항 유스팀 출신이다. 포항은 1년에 유스시스템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15억원밖에 쓰지 않는다. 드래프트도 적절히 활용했다. 신형민과 김다솔 그리고 김광석은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선수들이다. 따로 이적료가 들지 않았다. 여기에 이날 수원에서 뛴 정성룡과 오범석은 모두 포항 유스팀 출신이다. 이들을 이적시키며 받은 돈으로 유스팀 선수들을 키운 셈이다.

포항의 정책은 K-리그 전체에 시사하는바가 크다. 건강한 유스시스템은 선수 수급은 물론이고 팀의 재정에도 큰 힘이 된다. 프로연맹은 앞으로 드래프트에서 유스팀 우선지명을 늘릴 예정이다. 유스시스템의 가치가 더욱 올라갔다.

물론 수원도 유스시스템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단지 늦게 시작했을 뿐이다. 2007년 18세 이하팀인 매탄고 창단을 시작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10년에는 고교챌린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민상기 등 유스 출신 스타선수들도 나오고 있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백승호 역시 수원 유스팀 출신이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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