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분석]'뚝심' 제로톱, '변화무쌍' 이탈리아 압도

최종수정 2012-07-02 04:38

지난 11일(한국시각) 폴란드 그단스크 아레나에서 열리는 유로 2012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기 모습. 그단스크(바르샤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6.11/

델 보스케 감독의 대응이 돋보인 전반이었다.

스페인은 2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의 유로2012 결승전에서 실바와 알바의 골로 2-0으로 앞서고 있다.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스페인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진행됐다. 스페인은 자유자재로 패싱게임을 구사했고, 이탈리아는 예선처럼 효과적으로 스페인을 막지못했다.

당초 델 보스케 감독은 전문 공격수 3명을 기용할 뜻을 내비쳤지만, 가장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던 제로톱 카드를 꺼냈다. 골키퍼에는 카시야스, 포백에는 왼쪽부터 알바, 피케, 라모스, 아르벨로아, 미드필드에는 부스케츠, 알론소, 차비, 스리톱에는 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 실바가 나왔다. 제로톱의 의도는 명확했다. 바로 피를로 봉쇄다.

전방에 포진한 3명의 선수들이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피를로를 차례로 마크했다. 이탈리아 공격의 젖줄인 피를로를 막아 이탈리아 미드필드의 위력을 반감시키자는 의도였다. 의중은 맞아 떨어졌다. 이탈리아는 컨트롤타워가 흔들리자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은 강력한 전방 압박을 앞세워 이탈리아를 괴롭혔다.

첫 골도 이같은 분위기 속에 나왔다. 전반 14분 이니에스타가 침투하는 파브레가스에게 기가 막힌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페널티박스안 오른쪽을 돌파한 파브레가스가 크로스한 볼을 실바가 헤딩으로 받아 넣었다. 대회 내내 엄청난 수비력을 보인 이탈리아의 수비진도 꼼짝할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후에도 스페인의 패싱게임은 이어졌다.

프란델리 감독은 전술 변화로 대응했다. 예고대로 4-3-1-2 포메이션을 내세운 이탈리아는 데로시를 포어리베로로 기용한 변형 스리백으로 전술변화를 시도했다. 데로시로 하여금 상대 압박에 흔들리는 피를로와 함께 경기를 풀어나가라는 의도였다. 어느정도 프란델리 감독의 생각은 맞아떨어졌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카사노-발로텔리 투톱은 부진하며, 마르키시오의 모습은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키엘리니의 발목부상이 재발되며 교체아웃됐다.

분위기 반전의 순간 득점하지 못한 이탈리아는 결국 추가골을 내줬다. 전반 40분 차비가 볼을 잡자 알바가 문전으로 쇄도했고, 차비는 지체없는 킬패스로 연결했다. 알바는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스페인 축구의 정수를 보인 골이었다.

전반은 스페인 제로톱의 승리였다. 이번 대회들어 제로톱이 가장 잘 맞아떨어진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전방 압박은 가공할 정도였다. 반면 2골을 허용한 이탈리아는 후반 공격에 전념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공격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가 여의치 않다. 남은 45분 프란델리 감독은 어떤 마법을 준비할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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