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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김봉길 감독대행은 "많이 어렵다"고 했다. 당연한 말이다. '대행'이란 이름의 한계다.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최근 5경기서 1승4무다. 지난달 23일 상주전에서는 첫 승을 올렸다. 그 때 "1승을 빨리 하고 싶었는데 선수들에게 내색을 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 정말 힘들었죠. 그 모든 걸 날려보내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미래는 불확실하다. 출발이 다르다고 봐주는 것도 없다. 성적에 대한 부담은 똑같다. '불리한' 김 감독은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뻔한 질문을 던졌다. "대행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게 뭡니까." 미소를 지으며 약간 뜸을 들인다. 그리고는 "정식 감독이 아니니까 제약이 많죠. 일단 한시적인 자리니까 미래에 대한 구상이 불가능 하잖아요"라고 했다.
무엇보다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크다.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있는 축구를 펼치고 싶지만 시즌 중이라 훈련할 시간이 충분치가 않아요. 그 구상에 맞는 선수구성이 돼 있는 것도 아니고.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모양을 갖춰나가는 거죠."
김 감독이 구상하는 축구, 속도감 있는 패싱축구다. "짧은 패스위주로 미드필드의 역할을 중시하는 세밀한 축구를 하고 싶어요. 스피드있는 패스 축구죠." 이제 선수들이 조금씩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감독의 맛을 봤다
코치와 감독은 많이 다르다. 코치는 의견제시까지만 하면 된다. 결정은 감독의 몫이다. "책임자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죠. 그래서인지 코치 때보다 신중해지고 예민해진 것 같아요."
그런 책임감에 멀어진 사람도 있다. 가장 가까워야할 가족이다. "같이 있는 시간도 줄어들었고, 신경도 잘 못 써줘요. 미안하죠. 그래도 와이프는 '집안 일 걱정하지 말라'고 응원을 해줘요. 제일 고맙죠."
예상했던 어려움이다. 그런데도 왜 감독을 할까. 얼마전에 그 맛을 알았다. "상주와의 경기서 첫 승을 올렸는데 팬들께서 눈물을 흘리면서 기뻐해주시더라구요. 열렬히 지지도 해주시고. 그 때 느꼈죠. 아, 감독이란 게 이런 맛이구나." 그 때 팬들이 버스를 막아서고는 축하응원을 선물했었다. 김 감독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중위권 도약의 목표
현실로 돌아와보자. 팬들의 응원, 감격의 눈물 앞에서도 현실은 냉정하다. 성적에 대한 부담, 벗어날 수가 없다.
2일 현재 인천은 15위다. 강등권에서 왔다갔다한다. 밑으로는 상주 하나 뿐이다. 암울한 현실이다.
성적 앞에서 받는 평가 잣대는 '공평(?)'하다. 불공정 게임이라 해도 어쩔수 없다. 김 감독이 "경기는 팽팽하게 하다가 막판에 방심으로 지거나 비긴 경기들이 너무 아쉬워요. 조금만 더하면 될 것 같은데…"라고 하는 이유다.
희망은 있다. 앞에서 언급했 듯이 조금씩 그림이 맞춰지고 있다. 선수들이 '주문사항'을 알아듣고 움직인다. 그 때문에 지난달 30일 경남FC와의 경기 뒤 "5경기 동안 패하지 않고 경기를 펼친 것은 좋다"고 위안거리를 찾을 수 있었다. 결과는 아쉬운 0대0 무승부였지만 말이다.
이제 필요한 건 승리다. 김 감독은 "이겨야 중위권으로 나갈 수 있죠. 계속 공격적인 축구로 밀어붙일 겁니다"라며 웃는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